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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안 Sep 10. 2024

그는 허리춤에 양손을 얹고 말했다. 이느무시끼들!

한쪽 입꼬리 올라간 미소.낮은 목소리.그리고 카리스마!

 분이 애들학교에 처음 부임하셨을 때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그가 가진 포스와 카리스마를 알아봤다.

그리고는

그의 눈에 띄지 않기위해

천적 피하는 다람쥐마냥

딱 몸은 웅크리고 슬슬슬슬 피해 다녔다.


복도에서 뛰거나

위험한 장난을 하거나

여튼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하는

녀석들 앞에는 꼭 그가  있었다.


그러한 녀석들을 만나는 순간,

그는 양손 엄지와 검지를 28도 각도로 벌려서

허리에 척 얹고 

중저음으로 목소리를 쫙 깔고는

근엄하게 외쳤다.


이느무씨끼들!!!!!


 앞에 선 불행한 녀석들은

그가

이누무씨끼들!!!!! 할때에

정신이 아득해지고

신은 나에게 아침부터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이까!

하는 표정으로

어서 빨리 그 앞을 벗어날 순간을

찾기위해 변명을 위한 머리를 굴렸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고학년들이 들려주는

 양반의 에피소드는

아이들 사지를 벌벌 떨리게 할 만큼

공포스럽고 두려움의 극치였다.


아이들이 그를 칭하는 명칭은

과학 전담이셨기에 과학샘이었으나

흔히.늘상.

아이들이 천번 만번 샘을 부르는 명칭은

카리스마 최.쌤이었다.

때론

카리스마.라고 불리거나

카리스마 최.라 불리거나 했다.


5.6학년 형아들이

 양반 수업중 딴짓하다 걸려서이랬다더라.

하는 소문은

전교생  몇 안되는 시골 학교에게

쫘악 소문이 퍼져 나갔고

아이들은 복도에서 혹여나

 양반이 이야!!! 하면서 누군가를 불러 세우면

드디어 나에게도 이 운명이 다가왔구나.

하고는 잔뜩 쫄아서 뒤를 돌아봤다.

(후덜덜덜)

네앵? 저. 저. 저요? 이렇게 말이다.


그러나

고학년 언니 오빠들의 두려움의 실체,

이 양반의 카리스마를

잘 모르던 3학년 ㅇㅇ이는 달랐다.


어느날

복도를 지나가다가

 양반이 물 묻은 손으로

ㅇㅇ이 얼굴에 바싹대고

!하고 손벽을 쳐서 물을 뿌리며

카리스마 최.답지 않은 장난을 걸었다.


ㅇㅇ

아아! 샘이 장난을 하시는구나! 그렇다면!

( ㅡ. .ㅡ)^++++하면서

수도에서 물을 철철 묻혀

 양반을 쫒아간 후에

쌔앰!!! 하면서 쫙하고 손뼉을 쳐서

위엄 가득한 그의 카리스마 얼굴에

물을 뿌려댔다.

뉘집 딸이냐. 간이 배 바깥으로 나왔구나!!


잠시.

찰라의 정적속에

예상치 못한,

아니 상상도 못했던

반격을 받은 카리스마 최.쌤은

1/1000초 가량 패닉상태로

멍하셨을지도 모른다.

ㅡ방금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건가

    나는 카리스마 최!!인데 말이지.

    저놈이 지금 내 얼굴에 물을 뿌리고 간건가!ㅡ


전교생들 하루일과속에

오늘은 몇학년 누구가 최샘한테

혼났다더라. 하는 소문이 녀석들의 일상일적에

멋모르고 한 ㅇㅇ의 행동은 한마디로

시골 학교 아이들의 신화가 되었다.


몇년이 지나

그가 그해 6학년 담임이 되었을때,

ㅡ나에게 이런 과감한 행동을

     큰 놈이 우리학교에 있다!! ㅡ 라고

6학년 아이들앞에서 회상을 하신모양이었다.


 반아이들은

벌집을 쑤셔논것처럼 와글거렸다.

ㅡ우와. 카리스마 최.에게 그런 행동을 한 애가 있다고?ㅡ

하긴,

 녀석들은 연초에

카리스마 최샘이 담임이 될꺼라는 소문에

이미  우리 초딩 마지막일년은 망했구나!!  절망했고 하루하루가 심장벌렁거리는

긴장된 삶이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그 간 큰 후배가 누군지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카리스마 한테 백번을 물어도

 양반은 백번 대답하셨다.

ㅡ있다!!! 그런놈이!! ㅡ


우연하게

ㅇㅇ이 언니오빠들하고 놀다가

아무생각없이

내가 몇년 전에 카리스마 샘한테 그랬다!하니

난리가 났다.

ㅡ허어어얼. . 그. . 그게 너란말이야??ㅡ

아이들은 드디어 간 큰 후배를 찾은것이다.


시간은 흘렀고

 양반이 ㅇㅇ 담임샘이 되었는데

희한한것이,

얘네는

전교생을 벌벌 떨게 만든

공포의 카리스마 최.

무척 좋아하고 따른다는 거였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그는 태생이 무섭고 카리스마 작렬하신

양반이 아니라

그가 우리학교에 부임하실적에

교장샘의 특별한 부탁때문이었다했다.


학교에는 적어도

무서운 남자샘이 한분 계셔야

아이들 지도에 좋다고.

ㅇㅇ이 담임샘은 무슨 죄란 말인가.


 양반은 교장샘부탁으로

무섭고 카리스마 작렬하는

샘이 된 것이고

그걸 알리없는 전교생들은

그런 샘 앞에서 겁먹어 꼬리내린 강아지들마냥

바싹 몸을 사렸으니 말이다.


ㅇㅇ이 반 아이들은 알고 있었다.

 샘이 얼마나 좋은 분이신지

얼마나 자상하신 분인지

얼마나 따뜻하신 분인지.


샘과 아이들은

그냥 보기에도 정말 서로가 행복한것 같았다.

학기중 언젠가

나는 너네한테 좋은것 다 해주고 싶다고

고백하실 정도였으 아이들도 감동하면서

열심히 그 양반을 따랐다.


호랑이 샘이지만

호랑이가 아닌 샘.

어쨌든

그는 공포의 카리스마 최.로

아이들 학교 전설로 남았고

내 기억에도 여전히 아주 강력한 포스로 남아있다.


긴 복도에서

엄지 검지 벌리고

허리춤에 올리고서

입술 한쪽을 살짝 끌어올린 미소를 지으며

입술은 꽉 붙이고

아주 작게 열린 입 틈새로 외친다.


이느무시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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