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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리스리 Apr 06. 2021

"와, 임신이다"

과배란 2회차에 임신이 되다

과배란 1회차 시도가 실패로 끝났다.

아무 시도도 해보지 못하고 끝난 1회차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시작해야했다.  


병원 방문해서 초음파 하고 배에다 과배란 주사 맞고 다시 집에 와서 주사 놓기가 반복됐다.


첫 달이 허무하게 지나간만큼 '다시 잘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병원이 부르면 가고 시키는 대로 지정된 날짜에 과배란 주사도 열심히 맞았다.


지난 달에는 혼자서 배에다 주사를 못 놓아서 남편에게 매번 놓아달라고 했는데 과배란 2회차가 되니 이제는 혼자서도 척척 잘 놓게 되었다.


과배란 주사는 반드시 아침에 맞아야 하고(왜인지는 모름), 양쪽 배에다가 한 번씩 번갈아 가면서 놓아야 한다. (월요일에 오른쪽을 맞았으면 수요일에는 왼쪽에 맞는 식)


나는 매번 출근하는 남편에게 "주사 좀 놓아주고 가~"라며 간호사 역할을 맡겼다.


그런데 2회차가 되자 남편의 손을 매번 빌리는 것도 미안하고 해서 스스로 주삿 바늘을 놓기에 이르렀다.


주사 놓는 것도 별 거 아니구만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숙제일을 받았다.


부부관계를 하는 일을 '숙제'라고 표현을 하던데,

나는 오히려 과배란 주사를 아침마다 놓는 일이 '숙제' 같았다.


2주간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드디어 임신테스트기를 확인하는 순간!


두 줄이 희미하게 보였다.


임신과 출산에 관해 늘 조언을 얻는 지인에게 "이거 두 줄 맞지?"라고 카톡을 보냈다.

지인은 "맞네 맞네 축하해"라며 진심으로 기뻐해줬다.

바로 병원 예약을 잡아 피검사를 했다.


피검사 수치는 78


의사 선생님은 '임신'을 확인해주시며 앞으로 이 수치가 매일 2배씩 증가해서

다음 번 병원 방문할 때는 천 단위 이상으로 뛰어있을 거라고 하셨다.


더불어 착상을 돕는 약을 처방해주셨다.

이 약을 매일 아침, 저녁으로 질 속에 최대한 깊게 집어넣으라고 하셨다.



돈을 쓴 보람이 있구나

두 줄이 안 떴으면 "에이 돈만 날렸잖아" 했을텐데 임신 확인을 받고 나니 '그래 돈을 써서라도 임신만 된다면야' 싶었다.


피검사도 했고 의사선생님한테 확인까지 받았는데 더 이상 뭐가 필요하랴.


남편은 최근에 시어머니가 꾸신 꿈이 '태몽' 아니었겠냐며 좋아했다.

그 꿈인즉슨 어머니가 거북이를 발견하셨는데 이상하게 힘 없이 축 늘어져 있더랜다.


어머니가 꿈에서 "거북아 무슨 일이야?"라며 밥 한 덩이를 거북이에게 먹여줬더니

그걸 받아먹은 거북이가 갑자기 새하얀 강아지로 변했다는 꿈이었다. 그것도 아주 예쁜 강아지로.


당시에 시어머니께서 '그냥 이런 신기한 꿈을 꿨다'며 공유해주셨을 뿐인데

남편은 임신을 확인하자 어머니의 그 꿈을 '태몽'으로 기정사실화 했다.


임신을 확인하고 나와 남편 모두 신이 났다.

나는 친구며 회사 사람이며 내가 친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 모두 임신 사실을 알렸고,

남편 또한 극히 일부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임신 소식을 전했다.


때마침 설 연휴가 다가오고 있었던 지라 양가 부모님께 바로 임신 사실을 말씀드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임신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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