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같은 문장보다는
들꽃 같은 글을 쓰고 싶다
더럽혀질까 노심초사하며
농에 고이 모셔두고 일 년에
서너 번 볼까 말까 한 옥이나
비단보다는
길가에 흐드러지듯 퍼져있고
너무 흔해빠져 어느 계절에
피어나는지도 모를 벌판의
꽃 같은 글을 쓰고 싶다
무심결에 우연히 마주치면
너도 참 예쁘구나 그저
싱긋 웃고 마는 이름 모를 꽃
꺾어 집에 가져가지 않아도
언제나 들판에서 반기는
그대가 이름 붙일 꽃
그런 쉬운 글귀가 되어
농 한쪽 구석이 아닌 이름 모를
누구의 가슴 깊은 어딘가
오래도록 스며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