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Rooney Kim Jan 31. 2021

#아이유 연대기 6: 되려 위로받고 있었어

너는 나의, 나는 너의 'Celebrity'




'Celebrity'는 사실, 아이유의 이야기이다.


‘네가 뭔데 아이유의 이야기라고 단정해?’라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번 싱글의 가사는 누구에게나 대입된다고 했으니 아이유의 이야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다 보면 항상 행실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유인즉,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하늘을 찌를듯한 자신감이 도가 지나치면 허세와 자만으로 가득 차, 곧 아스라질 별 밖에 되지 않을 테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숨어 지내며 극도의 조심스러움으로 일관하면, 환하게 자신들을 비추는 스타의 손길을 기다리는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토록 어렵다는 밸런스 아닌가.


‘Last Fantasy’로 사춘기의 방황을 끝내고, ‘Modern Times’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다, ‘꽃갈피'로 하나, 둘, 과거의 명반에 아이유 특유의 감성을 얹어 자신의 색을 더욱 짙게 채색하더니, 이후 ‘밤편지’로 ‘아이유 철옹성’을 완성, 그 후, ‘Palette’로 내면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고, ‘Love Poem’을 기점으로 ‘위로와 위안’이라는 메시지는 충분히 성숙한 아이유가 전해주는 아이유만의 파스텔톤 감성이 되었다.



곧 공개될 정규 앨범의 색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싱글인 ‘Celebrity’는 여전히 ‘minor’한 이들, 아니, 모든 마이너 한 감성을 지닌 ‘majority’를 향한다. 너도 나도 아닌 척, 괜찮은 척, 대중에 묻혀, 집단에 숨어 별 일 없는 척 지만, 알고보면 누구나 자신의 마이너 한 면모 때문에 때론 질타를, 때론  당한적이 있다. 이에, 아이유는 지금, 자신의 ‘마이너’함을 억지로 바꾸거나 숨기며 살아온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취향의 대립


‘나는 남과는 달라, 내가 좋아하는 것은 오직 유일하게 나를 위한 것이야, 그 누구도 나를 이해할 수 없어, 다른 사람들, 어른들은 진짜 가치를 몰라.’


살아가다 보면 자신만의 것들이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 음악, 옷, 분위기, 시간, 브랜드, 채널, 말투, 눈빛, 행동 등등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입으로 먹는 것까지 거의 모든 것에 자신의 취향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렇게 점점 구체화된 취향은 자신의 역사이며 정체성이다. 즉, 내가 입는 옷, 먹는 음식, 듣는 음악이 나를 대변한다는 말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런데 그들 역시,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이 있다. 어떤 이는 주관이 뚜렷해 자신의 것을 일방적으로 강요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나를 존중하기도 하지만, 또, 개중에는 나를 존중하는 척, 뒤에서 나의 색깔에 험담을 늘어놓으며 ‘나’라는 본질의 색을 흐리게 하기도 한다.


학교든 사회든,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면 각자의 역사가 담긴 취향들이 부딪힌다. 누가 더 낫고 별로인가에 대한 다툼은 너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조금이라도 마이너 한 취향이 보이면 ‘별나다’는 스티커가 여기저기 붙게 마련이다. 이를 욕하는 이들도 저마다 별난 구석은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인정머리 없는 처사다. 하지만 이런 일은 현실 속에서 너무나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우리에게 필요한 


아마도 아이유는 눈치챘을 테다. 자신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기준과 잣대에 의해 욕먹고, 무시당하며, 재단당해왔고 따라서, 상처 받은 가슴을 따뜻하게 감싸줄 위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런 이유로 갈등이나 고민에 빠진 사람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당연하게도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이들로부터의 ‘따뜻한 관심’이다. 그럴 생각이 추호에도 없다면 사실, 그냥 관심을 꺼주길 바랄 뿐.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이들이라니 의아한가. 여기서 절대적이라는 것은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을 칭한다. 학생이라면 ‘부모님, 선생님’ 등으로부터의 진심 어린 관심을 바랄 테고, 사회인이라면 ‘회사 대표’나 ‘소비자’로부터 객관적인 평가와 피드백을 바랄 테다. 하지만 현실 속, 절대적인 힘으로부터는 이러한 것들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유인즉, 우리는 모두 다른 ‘취향’과 ‘잣대’를 가진 사람들이고, 그들도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재단당하며 얻은 상처를 위로받기 바라는 힘없는 소수일 확률이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내가 위로받고 있었어


아이유도 눈치를 챘을지 모르겠지만, 아이유의 음악을 꾸준히 듣는 이들은 언제부턴가 ‘어린아이의 치기 어린 사랑 투정’보다는 ‘어른 아이로부터 받는 예상치 못한 위로’를 기대하며 자신의 플레이 리스트에 ‘아이유’를 장기 보유한다. 이를 아이유가 몰랐을리 없다. 그리고 당연히 눈치를 챘으니 ‘밤편지'와 ‘러브 포엠’ 그리고 ‘셀러브리티'로 우리네 지친 가슴에 따뜻한 손을 또 한 번 더 얹어줬으니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아이유는 ‘셀러브리티’다. 제목이 가져오는 중의성과 가사가 가진 의외성을 통해 팬들의 예상을 따뜻하게 빗겨보내며 몇 움큼이나 되는 짜릿한 관심을 또 얼마나 퍼다 날라줄지, 정규 5집 앨범이 너무나 기다려진다. 아이유는 팬들을, 또, 남다른 색으로 소외받는 이들을 응원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해 노래를 불러왔지만, 아이유도 알 것이다. 데뷔 이후, 지금껏 소리 없이 자기를 들어주고 오래도록 바라본 팬들이 있었다는 걸.


‘좋은 날’로 아이유의 ‘좋은 날’ 활짝 열리기 전까지, 아이유 노래는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이, 주변에 드러내지 않고 즐기던 마이너의 ‘취향’에 가까운 앨범이었다. 하지만 ‘좋은 날’ 이후 아이유의 노래는 특정 취향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 누구라도 좋아할 ‘대중’의 것, 그 중심에 있다. 그 시절, 팬들도 자신의 취향을 잃지 않고 응원하다 보니 어느 날, 아이유가 ‘국민 가수’가 되었고 그들의 취향은 ‘마이너’에서 ‘메이저’가 된 것이다. 그야말로 '마이너'의 승리다.


아이유가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팬들에게 어떤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까 고민하며 마음잡고 곡을 쓰면서 아마 다시 한번 깨달았을 것이다.



‘맞아, 지금껏 내가 위로받고 있었지’


셀러브리티는 말 그대로 ‘유명 인사’다. 뜻 그대로라면 아이유는 우리에게 셀러브리티가 맞지만 팬들 하나하나는 성공한 덕후가 되지 않는 이상 유명인사는 아니다. 하지만, 꿋꿋 자신의 것을 지켜며 각자 일상에서 싸워나가는 팬들의 ‘취향’ 만큼은 아이유에게 ‘셀러브리티'다. 그렇게 소중한 취향 하나하나가 모여 응집된 결과가 10년을 훌쩍 넘긴 가수 아이유를 키워낸 역사이고, 지금 그녀가 곡을 쓸 수 있게 하는 힘이며,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라는 꿈을 꾸게 하는 미래의 열망이기 때문에.


잊지 말자. 아이유는 ‘우리’의 셀러브리티이고 ‘당신’도 아이유의 ‘셀러브리티’라는 것을.




[이미지 출처]

'Celebrity' 공식 뮤직 비디오 캡쳐 이미지

네이버TV, 이담 엔터테인먼트 제공

https://tv.naver.com/v/18162584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유 연대기 5: 가보지 않은 길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