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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이.삶_02_임혜성님

전 마케팅리서치연구원,  현 글로벌기업 전략 컨설턴트

by Rooney Kim Dec 23. 2017
언제 어디에서든 배움을 멈추지 않고 매일 매일 성장하며
행복한 하나의 인격체가 되고 싶습니다.


퇴사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어떤 이는 건강이 악화되서, 어떤 이는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하여, 또 어떤 이는 창업을 하기위해서 즉, 그 어떤 이유라도 더 나은 삶을 위해서이고 더 나은 자신을 위해서 우리는 퇴사를 결정한다.


오늘의 주인공인 그녀도 마찬가지다. 외국계회사 마케팅리서치 연구원으로 FMCG 기업에 컨설팅을 제공하며 많은 성과들과 함께 그녀의 역할을 충실히 하던 중 어느 날 문득 성장의 한계를 느꼈다. 제 아무리 좋은 성과를 내도 한국의 회사들은 실적보다는 연차를 중심으로 인력을 평가했고 그런 구시대적인 사내 분위기에 더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중 해외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즉각적으로 결단을 내린 그녀는 사직서를 내고 달콤한 퇴직금과 함께 잠시 동안의 휴식을 즐긴 뒤 해외 취업을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다. 유럽에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고 성장하기위해 삶의 터전을 바꾸어버린 것이다.


그녀는 자신을 더 성장시키기위해 퇴사를 결정했고 그리고 한걸음, 두걸음 내딛으며 곧 다가올 더 큰 도약을 위해 자신을 갈고 닦았다. 그리고 1년 반이 흘렀다. 지금 그녀는 어디쯤 있을까?


퇴사 이후의 삶 온라인 인터뷰, 오늘의 주인공 임혜성님을 같이 만나보도록 하자.

프랑스 체류 중 어머니와의 짧은 휴가프랑스 체류 중 어머니와의 짧은 휴가
온라인인터뷰번호: No.9(본 시리즈에서 9번째)
이름: 임혜성
나이: 열정만으로 세상을 집어삼키는 나이
삶의 모토:  Don't compromise! 100세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사람이 되자!
현재 거주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과거 질문_1
원래 직무와 했던 일은 무엇인가요?


외국계 회사 마케팅 리서치 연구원으로써 다양한 FMCG 기업(로컬, 글로벌, 중소 및 대기업 등)의 시장 성장/점유율 상승/Pricing 및 유통 채널 관리를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였습니다.

과거 질문_2
퇴사 전,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 였나요?


제가 컨설팅하고 제언한 부분을 고객사에서 흡족해하시고 해당 조언 활용하신 후 시장 성장 및 점유율 상승 등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졌을 때 가장 성취감이 컸습니다. 또한 동료들과 (많은 밤샘 작업 등을 통해 ^^;) 힘들게 작업한 일이 좋은 성과로 이어졌을 때 '고생 끝에 낙이오는' 행복감이 컸습니다.

퇴사관련_1
퇴사의 계기는?


약 4년 정도 업무를 하고 난 후 점점 더 international한 환경에서 업무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고, 한국 시장보다 더 큰 시장과 다이나믹한 업무 환경을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성과 중심보다는 아직도 연차 중심으로 직원을 평가하는 제도가 있어 그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졌고, 더 많이 배울 수 있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면서 성과를 인정받을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갈망하여 유럽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퇴사관련_2
퇴사를 결심했을 때 가장 걱정됐던 부분은?

아무래도 국내에서 이직을 하는 것과 달리, 정해진 직장이 없는 상태에서 고국을 떠나 교환학생(6개월) 이외에 살아본 적이 없는 유럽으로 무작정 떠나게 되다 보니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셨습니다. 주변에서는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 후,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막내딸을 타지로 보내시는 부모님을 안심시켜드리는 일이 시급했습니다. 다행히 당시 모아놓은 돈과 퇴직금으로 유럽에 나왔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분은 걱정이 덜하셨지만, 혹여나 '커리어가 끊기면 어쩌나, 나쁜 일이 생기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많이 하셔서 나올 때 부모님께 많이 죄송했습니다.

논문을 쓰다가 오랜만에 창에 비친 햇볕을 바라만보다 찍은 사진 한 장(나가진 못하고)논문을 쓰다가 오랜만에 창에 비친 햇볕을 바라만보다 찍은 사진 한 장(나가진 못하고)

퇴사관련_3
퇴사 후 감정상태는 어땠나요?


퇴사 직후는 몹시 행복했습니다.(드디어 자유다 라는 감정과 함께, 퇴직금이 통장에 들어오니 든든하더라구요) 하지만 이후 프랑스로 먼저 나와서 취업을 하면서부터는 확실히 녹록치 않은 현실을 마주하며 (돈도 점점 고갈되어 가고, 마침 제가 출국했던 당시 프랑스 파리 테러 등 전 유럽에 테러가 만연해지던 시기) comfort zone을 벗어나 내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 때로는 외롭기도 하고 매 순간 마음을 다잡기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러한 과정 덕분에 저 자신을 돌아보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자아 성찰을 통해 내가 가야 할 인생의 경로를 개척하고 정진하다보니 예전 대비 안정적으로 감정 컨트롤을 하게 되었습니다.


퇴사관련_4
퇴사 후 삶의 만족도는 어떻고 현재 무엇이 제일 만족스러우신가요?

한국과 달리 유럽에서는 확실히 템포가 느리고(업무도 그렇고 삶도 그렇고) 때로는 제가 제어할 수 있는 일 중 할 수 있는 건 '기다림' 뿐임을 깨닫고 나니, 처음에는 답답했던 일도 이제는 적응이 잘 되어서 삶의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일단 한국에서는 뭐든지 'work hard, play hard'의 자세로 잠을 줄이면서 생활하다보니 저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이 많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여유를 가지고 결정을 하는 일이 많아져서 그러한 부분이 상당히 만족스럽습니다.

현재질문_1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네덜란드 MBA를 마치고 나서 Digital Commerce Strategy Consultant 로 이직을 하여 글로벌 기업의 e-business consulting을 하고 있습니다.

MBA Meet the CEO 발표 중MBA Meet the CEO 발표 중

현재질문_2
주로 일하는 곳(지역, 장소)는 어디인가요?


암스테르담 베이스이며, 네덜란드 및 유럽 내 클라이언트와 일하고 있습니다.


현재질문_3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MBA 학위 취득 이후 첫 직장 이기 때문에 이번 포지션을 통해 더욱 성장을 하고, 회사 및 업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나'를 잘 증명해야 합니다. 고민이기도 하지만 큰 숙제인데, 설레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흥미진진합니다.

MBA  졸업식 날 학장님과 함께MBA  졸업식 날 학장님과 함께

미래계획_1
퇴사 후 후회는 없었나요?

당시에 심사숙고하고 내린 결정이었지만, 후회 없고 이 결정을 하고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미래계획_2
타인에게 퇴사를 추천 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조언해주고 싶은가요?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현재 상황을 도피하기 위한 결정인지, 아니면 내 자신의 장기적인 미래 계획과 추구하는 바를 쫓기 위해 필요한 결정인지 판단하시고 중요한 criteria(퇴사 이후 플랜 A, B, C등)를 꼼꼼히 파악하여 결정하시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래계획_3
자신의 미래계획은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유럽에서의 커리어를 통해 입지를 굳히고, 네덜란드 외 다른 유럽에서도 근무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다른 대륙(중국, 아프리카 등)도 경험하며 international한 조직을 manage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에서든 배움을 멈추지 않고 매일 매일 성장하며 행복한 하나의 인격체가 되고 싶습니다.


인터뷰 종료.


MBA Meet the CEO 발표 마지막 수업날 동료들과 함께MBA Meet the CEO 발표 마지막 수업날 동료들과 함께


에필로그


좋은 직장을 들어가더라도 언젠가는 회사를 떠나고 싶은 욕구가 솟구치는 순간이 온다.

그건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경험이고 우리는 언젠가는 퇴사를 하게 마련이다. 단, 그 시기가 다를 뿐.

퇴사가 시대의 화두이기 때문에, 퇴사를 하면 한 두달은 즐겁고 상쾌하기 때문에, 퇴사를 해서 무작정 나의 길을 가기 위해서 퇴사를 결정한다면 우리는 퇴사와 이직이라는 굴레를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 이다.


나 자신이 정말 혼자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혹은 나 자신이 정말 다른 곳에서 성장 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지는 오직 자신만이 알고 있다. 퇴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면 그녀의 말처럼 먼저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자. 퇴사를 해서 성공하고 여행을 떠나고 거기에 경제적인 여유로움까지 누리는 이들은 정말 지극히 극소수의 사람들이란 점을 잊지마라. 그럼, 부자가 되지 못할 바에야 회사에서 나오지 말라는 소리인가? 아니다. 퇴사를 하고, 이직을 하고, 독립을 하는 것과 부자가 되는 것은 사실 아무런 관계가 없다.

우리가 회사를 떠나는 것, 더 이상 직장에 들어가지 않기로 하는 것은 부유해지고, 유명해지고, 마음껏 여행을 다니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선,

- 흐트러진 삶의 밸런스를 잡는 것.

- 삶의 주체가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 가에 대한 정의.

- 내가 일을 할 때 그 목표는 뚜렷하며 나의 삶의 목적과 동일한 방향 선상에 있는가에 대한 고민.

- 그리고 내가 정말 원하는 삶과 비슷하거나 이 삶을 살 때 내가 진정으로 행복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


적어도 이 네 가지 물음에 대한 명확한 해답이 퇴사나 독립이라면 결정을 내리라는 것인데 여기서 더 중요한 건 그녀의 말대로 플랜 A 이 나만의 플랜 B나 C가 있느냐이다.


직장 생활을 하든, 사업을 하든 TV에서 떠들고 책에서 쏟아내는 '저녁이 있는 삶과 내가 주체가 되는 삶'은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먼 나라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주제에 귀를 기울이고 방법을 찾는 이유는 단 하나,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그리고 조금씩 그런 삶에 가까워지는 과정에서 삶의 행복을 느끼며 언젠가 그 삶에 도달하게 된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일은 없지 않을까?


책이나 미디어에서 강조하는 성공한 사람들의 결과는 '사건' 이며 '이벤트'이기에 사람들은 쉽게 현혹되지만 결국 '행복한 삶'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냉철한 판단, 체계적인 계획 그리고 끊임없는 실행'이라는 과정 안에서 퇴사 이후의 삶의 목적을 찾아야하고 그 다음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택을 한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타지에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과연 그녀에게 이런 선택은 쉬웠을까?

한 차례 어둠의 터널을 막 지나간 그녀의 앞날에 환한 햇살이 내리쬐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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