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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Feb 14. 2017

[January]입사 1개월차 인턴은 무슨생각을 할까?

오늘살롱 인턴이 전하는 월간소회




인턴 B의 한달 돌아보기

오늘살롱 소개자료

1%살롱 : '(사)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편

1%살롱 : '건축재생공방 이의중 대표'편 

솔루션101 : 커뮤니티 혁신사례 - 1편

월간Q : <이토록 멋진 마을>







    길가의 눈이 어느새 다 녹아내렸다. 올해의 첫눈은 오늘살롱에서 맞이했다. 쌓인 눈을 밟으며 겨울을 만끽하던 시간도 어느새 과거 뒤편으로 저물고는, 정신을 차려보니 봄비 속 우산 아래 있었다. 벌써 2월이다. 인턴으로 일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어쩌면 루트임팩트와 함께 한다는 것은 갑작스럽게 새로운 계절을 만나는 것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도, 크고 작은 신호들을 통해 새로운 계절임을 알게 되는 것처럼, 바쁘고 정신 없는 일상을 보내다가도 때때로 나의 성장을 알리는 차임벨이 머릿속을 울리곤 했다. 다소 불안정한 한 달이었을지는 몰라도, 반갑고 새로운 것들을 왕왕 만날 수 있었음은 확실했다. 그러므로 순간을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 자체로 역사가 되기 때문이다. 월간소회가 탄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내가 맡은 일은 루트임팩트가 운영하는 카페&라이브러리 ‘오늘살롱’의 디지털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모든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오늘살롱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돕거나, SNS채널을 운영하고 관련된 성과를 관리하는 것, 송출할 컨텐츠들을 제작하는 업무 등이 있다. 이번 편에서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업무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면서 샘솟았던 질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기준으로 삼아 마지막 월간소회에서 wrap-up해 볼 예정이다.








1. ‘나는 정말 체인지메이커인가?'

     루트임팩트는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체인지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지향한다. 또한 체인지메이커와 루트임팩트 일원 사이에 경계를 두지 않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런 관점에서 사실 루트임팩트 구성원들은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일을 하지만 그 전에 모두가 체인지메이커이기도 하다.


    이전에 체인지메이커라는 개념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나 역시 체인지메이커라고 생각했지만, 나와 처지가 비슷한 취준생들 사이에서의 체인지메이커와 사내에서의 그것에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러다보니 내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되고,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화려한(그러나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스킬들에 집착하게 됐다.


    그런데 루트임팩트가 지향하는 가치관이 어느정도 내재화되면서, 루트임팩트가 나에게 엄청난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함께 성장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루트임팩트 일원이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나 역시 체인지메이커라는 증거가 충분해지지만, 그렇기에 대단한 결과물을 기대하기보다 사회초년생이자 첫 인턴생활을 하고 있는 나같은 '주니어 체인지메이커'들에게 일정한 숙련기간이 필요함을 이해해주고 있는 것이다. 갓난아이가 태어나자마자 걷고 말할 수는 없는 것처럼, 끊임없는 영감과 에너지들을 공급해주어야 하는 워밍업이 필요한 시기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루트임팩트는 알고 있고, 그 과정을 함께 하길 원한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그것을 능숙하게 대처하기 위한 준비운동을 하는 것,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인 것 같다.




2. ‘큰그림은 어디서부터 어떻게 그려야하지?’

    사실 입사 1개월차 인턴에게 거시적인 차원에서 업무를 바라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나 역시 그랬고, 이 문제는 내 나름대로 심각한 고민이었다. 처음으로 내가 맡은 업무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조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는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소소한 업무들이 무질서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기분을 떨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한동안은 아무런 성과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인턴을 하기 전에는 그저 SNS에 꾸준히, 그리고 디자인이 괜찮은 컨텐츠들을 게시하는 것이 마케팅이고,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마케팅의 범위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넓었다. 내가 ‘설마 이런 것까지 마케팅에 포함되겠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도 설마가 사람잡는 격으로 마케팅의 한 꼭지를 차지하고 있었다. 즉,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그리고 장기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했다.


    나름대로 고심한 결과 내린 결론은, 큰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모자이크를 만드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각각의 컨텐츠들이 다른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정한 톤앤매너를 가지고 있다.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모든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한다.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팀리더님의 조언이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녀(?)의 조언에 의하면, 큰 그림을 그리려면 먼저 전사적인 가치관을 깊게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가치관에 준하는 목표를 세워야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드러나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마지막 월간 소회에서 내가 지금 그린 큰 그림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소개하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하다.




3. ‘내가 이렇게 수동적인 인간이었다고…?’

    (최소한)내가 속한 Inspire팀의 업무는 매우 자율적인 과정을 따라 이루어진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오늘살롱이 운영하는 SNS채널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홈페이지로 총 5개다. 이 모든 채널에 올라갈 컨텐츠들을 due-date를 지켜 송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미지 하나, 텍스트에 들어갈 단어 하나에도 정성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이 과정을 누군가가 나서서 결정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나는 누군가 묻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찾아내 제시해야 했다. 지속적으로 팀 내에 기한을 remind하고, 내가 필요하다고 느끼면 회의를 제안해야 했으며, 알아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Next-Step까지 설계해야 했다. 


    처음엔 ‘하면된다!’의 마인드였지만 갈수록 이 마음은 ‘어떻게 하면 되지?’로 바뀌었다. 앞서 풀어낸 것처럼, 업무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주어진 일을 해결하기에 급급하다보니 내가 어떠한 일을, 어떠한 방식으로,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하는지 알 리가 만무했다. 그렇다보니 팀 내에 무언가를 자발적으로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막막했다.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느낌이었다.


    사실 이 문제는 아직도 내겐 너무 어렵다. 생각해보니 살면서 누구도 내게 자발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가르쳐준 적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누군가 가르쳐줄 수 없는 부분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스스로 부딪혀보고 방법을 찾는 수 밖에. 다양한 실험을 통해 나름대로의 돌파구를 찾아 볼 예정이니 6월 월간소회를 기대해주시길.









    비록 수 많은 걱정과 고민들로 얼룩진 한 달이었지만, 실마리를 발견할 때마다 내면이 한 뼘씩 자라는 것 같았다.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온 것도, 눈에 띄는 발전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 소회 시리즈가 끝날 때쯤이면 무언가 건질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품어본다.







다음 월간 소회에서는,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개념정립과 실무에서의 활용을 주제로 글을 써 보겠습니다.

제 업무 중에 커뮤니케이션 부분도 있는지 모르셨다고요?

저도 까먹고 있었어요... (정신혼미)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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