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말보단 행동으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

by 꿀별

당신의 자존감은 안녕하신가요?


자존감. 바쁘다 바빠 현대인들의 고민거리다. 자존감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경우를 쉽게 본다. 나 역시 어떤 날엔 감격스러울 정도로 내가 좋았다가, 어떤 날엔 너무 밉고 원망스럽다. 남도 아니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문제에 대해 이토록 고민하는 게 참으로 찌질하게 느껴진다.


나를 사랑하는 일은 어렵다. 당장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면 잘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태어나길 윤택하고 정갈한 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 온종일 스케줄로 채워진 것 같은데 그 사이를 쪼개 부지런히 책을 읽는 사람, 꾸준히 sns에 글도 올리고, 개인 프로젝트도 진행하는 실행력을 지닌 사람 등. 그런 사람들은 알고 보니 세 쌍둥이가 아니었을까 싶을 지경이다. 그에 비해 나를 보면 참 한결같이 아무것도 안 한다. 한다 해도 내가 한 건 별로다. 멋지지가 않다. 간지가 안 난다고 해야 하나.


여튼간에 이 잘난 사람들 가득한 곳에서 나를 사랑한다는 거, 참 어렵다.




사랑은 노력하는 거야


박원의 노래 중에 이런 가삿말이 있다.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내 말이 그 말이다. 그래서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하루 동안 행운의 숫자 7에 맞춰, 7개의 감사할 것들도 찾아보고, 혼잣말로 "나 자신!! 사랑해!!"도 외쳐보았다. 자존감에 관련된 강연도 들어보고, 좋은 문구도 정리했다. 하지만 끝내, 온전한 나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안하지만 나는.. 내 취향이 아닌 것이다!!


I'm not my type


슬픈 일이다. 내가 내 취향이 아니라는 게. 나원참.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사랑한다는 말이냐고. 나하나도 제대로 사랑하지 못하는 내가, 아쉬울 따름이다.


한땐 이런 내가 너무 미웠다. 내 사랑의 바구니는 텅텅 비어 있어서 남에게도, 나에게도 줄 사랑이 없다고 생각했다. 괜히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했던 엄마를 원망했다. 기본적인 사랑을 못 받아서 스스로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생각은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근거만 제공했다.


최근 2주 정도 꾸준히 달리기를 했다. 2주라면 짧은 기간이지만, 달리고 난 다음날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나 자신이 마음에 드는 거다. '아, 어제도 그토록 귀찮아했지만, 달리기를 해냈구나' 하는 생각에. 그때 깨달았다. 나 자신을 사랑한다는 건, 그냥 이렇게 한번 실천하면 되는 일이었다는 걸.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한다면,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줘야 했다. 나아지고 싶다면,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거였다. 사랑은 노력해야 하는 거였다.




나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박시영 디자이너의 강연을 듣다가 무릎을 친 문장이 있다.



예쁜 짓을 해야 예뻐하죠


솔직하고 단순한 디자이너님의 말에 피식 웃었다. 그는 덧붙였다. 막연히 스스로를 바라보면, 딱히 이룬 거 없는, 지랄 맞은 성격의 소유자만 발견할 뿐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진정으로 나를 칭찬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담백한 이 말에서 나는, 내가 지금까지 놓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격하게 사랑하고 싶다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좋은 옷을 입고, 좋은 향기가 나게 하는 것.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피곤하지 않게끔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 귀찮지만 기꺼이 나가 땀을 듬뿍 흘리는 운동을 하는 것 등. 내가 나를 진정으로 예뻐하려면 이 정도의 노력은 필요했던 것이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겠다는 선언은 최면에 불과했다. 최면이 깨면, 변하지 않는 현실만 기다리고 있는.


지금의 내 상태가 별로라고, 나를 무시하고, 자기혐오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도 나는 나의 가장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만족스럽지 않은 나를 방관하는 것과 스스로 만족하는 모습이 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은 다르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내가 나를 사랑하길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는 사과나무 밑에서 입만 벌리고 있는 것과 같다. 엉엉 울면서.


글을 다 쓰고 나니 오늘 밤은 나에게 칭찬받을 거 같다. 이 글을 무사히 완성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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