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걸 다하는구나
여러분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요즘 통 글을 쓰지 않았죠. 하하. 하지만 저의 글은 계속됩니다. 천천히.
오랫동안 건강과 체중감량에 대한 글을 쓰고 있다. 많이는 아니지만 정말 천천히 오래 쓰고 있다. 여전히 내게 건강과 감량은 중요한 키워드다. 지금은 감량을 하고 있다 보기엔 너무나도 잘 먹고 있지만, 그래도 나름 하루하루 조절하려 노력한다.
최근 내 삶의 터전에 변화가 있었다. 일단 여름방학을 맞이해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집도 옮기게 되었다. 서울의 집은 셰어하우스다. 처음 보는 언니와 한방을 공유하며 살고 있다. 3년 내내 기숙사 생활을 지내왔기에 별 어려움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그런 변화를 겪으며 운동도, 식단관리도 하지 않고 지냈다. 다행히 옛날에 노력했던 습관이 배여서 중간중간 운동도 하고, 건강식 위주의 식단도 가져보았지만 여전히 부족했다. 다시 옆구리 살이 찌기 시작했다. 느껴졌다. 그래서 고민하다 집 근처에서 운동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리고 집 앞 요가학원을 등록했다. 내게 요가는 몸은 물론 마음까지 챙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한 번쯤은 강사에게 배우면서 해보고 싶었고, 발리에서 요가하는 버킷리스트를 가지고 있었기에 한 달 동안 경험해보도록 했다.
내 돈을 내고, 단체에 들어가 운동을 하긴 처음이었다. 평일 3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이제 고작 두 번 했다. 하하. 정말 초반이다. 그래도 그 이틀간 나름대로 느낀 부분들이 있다.
우선 내 몸은 정말 돌덩이다. 특히 하체는 돌 그 자체다. 요가 선생님도 이게 눈에 보인가 보다. 나한테 하체를 쓰지 않는 게 보인다고 했다. 그리고 운동은 너무 힘들다. 근육으로 내 몸뚱이 하나 지탱하는 게 너무 힘들다. 요가는 정적인데 온 몸을 자극하는 운동 같다. 그래서 오늘 후들후들 너무 힘들었다.
평소에 하체를 보면 화가 자주 났다. 왜 내 몸은 이렇게 큰 건지 하면서 말이다. 나는 살이 찐 것도 찐 거지만 몸도 크다. 몸 자체가 건강하다. 종아리도 땅땅하다. 이런 다리로 요가나 스트레칭을 하면 정말 힘들다. 그래도 올해는 운동을 놓지 않고 있다 보니, 이렇게 꾸준히 하다 보면 뭉친 다리가 풀리겠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 지금 당장은 변하지 않아도 풀리겠지 이런 마음이다.
요가 선생님이 나이가 먹으면 근육이 퍼진다고 했다. 근육이 퍼지면 내 몸도, 얼굴형도 변화가 일거라 말했다. 이 말을 들으니까 아! 운동 너무 싫지만 놓지 않고 해야겠다- 며 결심했다. 건강한 몸이 되고 싶었고, 현재도 그러니 꾸준히 노력해야겠다.
요가가 끝나면 천장을 보고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는다. 그러다 보면 내 머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다.
아.. 정말 나한테만 집중했다.
현재 PR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고, 서울에 와서 이래저래 만날 친구도 많아진 지금, 나한테 집중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함을 느꼈다. 그런 내게 요가는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자 내가 내 몸을 한번 들여다보는 계기이다.
그래서 요가하는 시간은 힘들지만 즐겁다. 또 보람차다. 이런 쾌감도 있는 것 같다. 2020년은 내가 나 자신과 친해지는 해인 것 같다. 내 땅땅한 몸들이 옛날만큼 밉지 않다. 이제 나는 폭식증도 없다. 언제나 다시 폭식할까 봐 두려워했던 나는 이제 없다. 지금에 집중할 수 있다. 이게 좋은게 뭐냐면 음식 이외에 중요한 가치들을 찾고, 그걸로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이 늘어나는거다. 물론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에서 감당이 안될 때 재발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나를 조절할 수 있는 사람이다.
꾸준함이 왜이렇게 어려울까? 이번 한달 요가글은 마무리까지 열심히 기록해야 겠다. 꾸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