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나
로지는 나의 첫 번째 회사 동기이자 지금은 가장 가까운 친구 사이이기도 한 MK를 통해 알게 된 인연이다.
내가 골프 간식 사업을 론칭했을 때, 골프를 좋아하는 인플루언서 로지가 본인 인스타그램에 우리 아이템을 업로드해주었고 난 그녀의 팔로워가 됐다.
그녀와 직접 만나 깊은 친분을 쌓지는 못했지만 내적 친밀감만큼은 두터운 상황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로지는 퇴사를 발표한다. 그리고 본인이 원래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지, 뭘 좋아했는지 밝히며 공방을 오픈했다.
스고이….!
이 친구 참 멋지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감정이 밀려왔다. 멀리서 볼 때, 그녀는 늘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었기 때문이다.
로지는 대체 어떻게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걸까. 그녀가 이렇게 행동을 할 수 있었던 용기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로리 : 지금 하고 계신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로지 : 글래스 페인팅, 전사지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유리에 물감과 색종이로 공예를 하는 작업이에요.
원데이 클래스 및 취미반 혹은 키즈 클래스 등을 진행하며 사람들이게 소소한 힐링 시간을 만들어드리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
로리 : 인터뷰를 제안받았을 때, 들었던 생각은?
로지 : 기획의도가 너무 좋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 어느 다른 직장인들처럼 회사를 다니면서 현타가 온
순간이 너무 많았거든요.
내가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월화수목금 일주일에 5일을 회사에서 뭐 하는 건가 싶고 몇 살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고..
그래서 이런 같은 생각을 하는, 비슷하지만서도 조금씩은 다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서로 공유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로리 : 직장생활 중에 가장 견디기 힘든 포인트는 무엇이었나요?
로지 : 9시간이라는 시간 + 출퇴근 1-2시간, 하루의 11시간을 이 회사라는 공간에서 머무르는 일이었어요.
내가 늙어서 50이 될 때까지 이 많은 시간들을 허비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매일 시계만 바라보며 퇴근을 기다리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해 보였어요.
로리 : 직장인 일 때, “퇴사 이후의 삶”을 위해 준비했던 것은?
로지 : 일단 퇴사하기 전에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양한 것을 경험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스마트스토어를 먼저 운영해 봤던 것 같아요.
판매대행으로 이런저런 물건들을 소싱하고 업로드하고 판매, 대응하며 사업에 대한 감을 키웠구요.
직무가 마케팅이다 보니 업무를 보면서 추후에 내가 내 사업을 하게 되면, 알고 있으면 좋은 것들은 제 것으로 만들려고 더 노력했던 것 같아요.
로리 : 다른 삶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해줄 말은?
로지 :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를 한번 잘 생각해 보세요. 그게 안정적인 수입 때문인지 성취감, 자기만족 때문인지 명예, 사회적 지위? 때문인지.
스스로 계속 고민하고 질문하고 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고민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결국은 해답이 보일 거예요.
로리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가치관은?
로지 : 행복이에요.
나 지금 행복한가? 죽기 전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나? 나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후회 없이 갈 수 있을까?
소소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려고 노력해요. 선선한 가을 날씨, 맛있는 음식, 운동할 수 있는 건강한 내 육체, 오늘도 무탈한 우리 고양이들...
얼마 전 미팅을 갔다가 오는 길, 점심시간이라 엘리베이터에 직장인들이 우르르 탔다. 1층을 향해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어떤 여자분이 동료들을 보며 한 마디 하셨다.
"아, 집에 가고 싶어." (동료들과의 씁쓸한 웃음)
우리 모두 비슷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구나, 웃프면서도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되묻게 되었다.
나 지금 행복한가?
죽기 전에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