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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가난한 백수가 되어보자

그렇다고 내가 굶어 죽겠어?

by 비갑낫을



첫 번째 인터뷰는 월급 독립을 실현해 낸 나의 동생, 선쥬리와 진행했다.



나의 연년생 친동생인데 다소 언니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회사 다닐 때에는 화가 많았고 매일 밤 지구 멸망을 기원하는 편이었다면 프리랜서가 되더니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고, 여유가 생겼다.


좋아하는 일을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자유,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나 스트레스 받는 일을 거를 수 있는 자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생기면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나 싶어서 신기하다.


금융권, 여행 스타트업, 마케팅 대행사를 거쳐 프리랜서로 전향하면서 담당 업종과 업무 분야가 상상 이상으로 확장되는 걸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청년취업사관학교에서 강사로 활동 중인점이 가장 부럽다.


얘가 아직도 회사를 다녔다면?


그럴 일은 없어 보이지만 상상만 해도 그건 비극이다. 꼭 직장인이 아니어도 잘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산증인이기에.


인생의 절반을 직장인으로 살아온 나에게 좋은 자극과 영감을 주는 그녀의 행보가 앞으로도 매우 기대된다. 다른 누군가에게도 위로나 용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로리 :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선쥬리 : 저는 지금 1인 회사 대표이자 유일한 직원으로서 마케팅 일을 하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마케터라고 이야기하고 다닙니다.


주로 브랜드의 SNS를 대행해서 운영해 주고, 그 안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제작하여 업로드하는 일까지 모두 맡고 있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온라인 위주의 업무들이고, 마케팅 강의도 진행하며 취업을 위해 마케팅 실무를 배우고자 하는 수강생들에게 콘텐츠를 기획하는 법과 제작하는 법 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로리 : 직장생활을 하다가 어떤 “계기”로, “용기”내서 “퇴사” 하기로 결심하셨나요?


선쥬리 : 결정적인 사건보다는 앞에서 말했던 내용들이 쌓이고 쌓이고 쌓여서 이쯤엔 퇴사를 해야겠다 마음속에 사직서 품고 다녔어요.


그러다 진짜로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겠다. 내가 이 대로 가다간 더 못 생겨지고 더 건강도 안 좋아지고 마음의 병이 생기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겠다.


이러느니 그냥 가난한 백수가 되어보자! 그렇다고 내가 굶어 죽겠어? 하고 정말 더 이상 못 견디겠다 마음이 든 날, 바로 이야기를 했어요.


다른 사람이 보면 즉흥적으로 퇴사를 결정한 것 같아 보일 수 있겠지만 저는 진짜 오랜 기간 퇴사를 염두에 뒀기 때문에 퇴사를 말하기까지 1년은 걸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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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 직장인 일 때, “퇴사 이후의 삶”을 위해 준비했던 것 은?


선쥬리 : 퇴사 이후의 삶을 보고 준비했던 건 아닌데, 요즘 세상에 저는 본인이 어떤 일을 하는 거다 알릴 수 있는 메인 채널 하나씩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인플루언서가 그냥 평범해진 세상이잖아요. 저는 블로그를 진짜 오래 했고, 검색 노출이 잘 되는 편이라 이곳에 제가 어떤 업무를 하는 사람인지 그런 커리어 이야기도 계속 올렸습니다.


프리랜서가 되어야지! 를 목표로 하고 올린 건 아니고 좀좀따리 블로그를 통해 외주도 받으면서 일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올렸었어요.


로리 : “퇴사”하고 나니까 가장 좋은 점과 가장 힘든 점은?


선쥬리 : 퇴사하고 나니까 가장 좋은 건 저는 무조건 지옥철을 타고 출퇴근하지 않는 삶. 쓸데없이 해야 하는 사회생활. 인간관계. 이런 게 좋고요. 월급도 물론입니다.


제가 일하는 만큼 번다는 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무서운 일일 수 있지만, 저는 회사에서 저에게 업무량이 과중되었기 때문에 그냥 제가 하는 만큼 버는 지금의 삶이 훨씬 더 만족스럽습니다.


힘든 점이라면 좋은 점이기도 한 것과 같이 제가 하 는 만큼 번다. 이게 진짜 무서운 거예요. 나태해지고 제가 좀 우울하거나 할 땐 일을 안 해버려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니 강제성도 없고 그래서 힘든 점이겠죠? 시간 관리, 일 관리하는 일이 힘들 다고 봅니다.


로리 : 다른 삶을 꿈꾸는 직장인들에게 해줄 말은?


가끔 회사 다니는 친구들 중에 이 사람은 회사 밖으로 나와서 혼자 일해도 충분히 월급보단 돈 많이 벌겠다! 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물론 모든 직장인들이 프리랜서를 하기는 어렵다고 봐요. 회사 생활이 잘 맞고 회사를 다니는 게 더 좋은 사람도 있으니까.


하지만 본인이 프리랜서를 하고 싶다 혹은 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면 일단 나와서 부딪혀 보는 것도 저는 추천입니다.


이 세상에 회사가 얼마나 많은데요~ 한 번 사는 인생 다들 하고 싶은 거 하며 살고, 원하는 방식대로 살면 좋겠습니다.


로리 : 지금 하는 일이 잘 안될 경우, 다음 스텝으로 고민 하는 것은?


선쥬리 : 지금 하는 일이 안된다고 해도 저는 다음 스텝에 회사는 없습니다. 아직까지는요. 회사 생활은 아직까지 더이상은 하고 싶지 않아서 저는 알바를 해서라도 프리랜서의 삶은 유지할거에요.


프리랜서에게는 본인 시간 관리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하루 루틴을 잡기 위해 아침 카페 알바를 할 생각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지금 하는 일이 안되면 자본금을 투자 해서라도 제 브랜드를 만들어서라도 혼자 시간 관리를 하며 프리랜서로 사는 삶을 살 겁니다.




오늘도 나에게 예상치 못한 릴스를 마구 보내면서 다방면으로 영감을 주고 있는 그녀. 사실 이 인터뷰는 꽤나 오래 전에 한거라 다시 보내주면서 요즘은 어떤 생각이냐 물었더니 아직도 본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한다.


프리랜서가 되었다고 해도 하루 하루가 뭐해먹고 살지?의 연속이고, 여전히 고군분투하는 나날들이지만 진짜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 용감하게 살아가는 모습에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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