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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서 May 26. 2021

그저_글

은방울꽃


_


떠나간 무언가를

돌아오지 않을 무언가를

기다린 밤들이 있어요


하염없이


모든 기다림이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하여

떼써본 적도 없는 그런 나날은

살아온 날보다 더 큰 생각을 키웠습니다


채울 수 없는 부재들이 있어요

돌이킬 수 없어 그대로,

누구도 건들 수 없는 부재 말이에요


한동안은 그 구멍을 채우고 싶어

많은 기도를 했어요

부재가 누군가에게 또 부재가 되지 않기를

비어있는 그곳이 무엇으로라도 채워지기를


그러다 , 그 어느 날

캄캄한  창에  푸른빛 앞에

두 눈을 감은 아이는

그대로도 괜찮음을 느껴요


돌아오지 않을 것들에 대한 마음을

놓아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마음을

놓아요

메울 수 없는 부재를 그대로

두어요


오늘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든지 간에

그 부재보다 더 큰 마음을 일으킬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일단 오늘을 살아요


그러다 보면 울다가 화도 내다 웃기도 해요

그런 나날이 그냥 '행복하다'

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아요


늘 그렇게 행복했음을

잊지 않기로 해요 우리,

지금




은방울꽃_ 다시찾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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