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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gos Brunch Oct 06. 2015

미쳐야만 사는 세상에서

미쳐야 미친다. 

"조선 18세기는 광기로 가득 찬 시대였다."

정민 교수의 ‘미쳐야 미친다’는 책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18세기 격변하는 세상에서 조선은 관념과 체제의 틀에 갇혀서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숨이 막힐 듯 답답한 세상에 살던 선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어느 한 분야에 미쳐버리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마음을 쏟아놓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았다. 

부스럼 딱지에 미쳐버린 유옹, 꽃에 미쳐버린 김군, 그림에 미쳐버린 방효량, 

벼루에 미쳐버린 정철조, 독서광이었던 김득신 등 

기행을 일삼은 수많은 기인을 정민 교수는 소개하고 있다. 

그들 모두는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여 방황했던 사람들이다. 

오늘날 현대인들도 이런저런 것에 마음을 쏟아놓고 있다. 

운동, 음악, 정원 가꾸기, 동물 사랑하기, 특정 사물 수집하기, 독서에 빠져들기, 혹은 페북이나 SNS에 시간을 쏟아놓기 등

왜 그럴까?

18세기 조선 지식인들처럼 오늘날 현대인들도 마음이 허전하여 가만두면 미쳐버릴 것 같은 것이 아닐까?


심리학에서는 이를 두고 사랑했던 사람을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내고 애도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떠나보내고 남은 뒷자리에서 때로 슬퍼하며, 때로 분노하다가 

서서히 마음이 가라앉으면 다시는 떠날 것 같지 않은 애착 대상을 찾아서 거기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심리학의 분석이 맞든 틀리든 상관하지 않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무엇인가에 애착을 가지고 집중한다는 것 자체가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물론 마약이나, 쾌락이나, 술 담배로 자신을 파괴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면.

기왕이면 건전하고 바른 것에 집중한다면 그 또한 나쁘지 않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러한 애착 대상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는 것이다. 

자신에 대하여 조금 더 관대하고, 친절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결국 자신이 애착을 갖는 그 모든 것도 한낮 치기 어린 장난에 불과한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무엇을 사랑하든 거기에 기쁨과 행복이 있을 리 없다.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미쳐야 미친다 / 정민 지음 / 푸른역사 / 330쪽]


나의 책 읽기

미쳐야 미친다.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 

권력과 인간

고독의 위로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

조선의 일상사, 68년의 나날들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

차이의 존중

철학자의 설득법

상실수업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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