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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미티 May 19. 2023

계절의 변화에 맞춰 일상 속 변화를 준 것이 있나요?

소소무물 | 27번째


치타미티

벌써 흐드러진 벚꽃이 폈어요! 산본 동네엔 쭉 뻗은 길에 벚꽃나무가 하얀 팝콘이 터지듯 만개하였어요. 길에는 사람이 가득해서 농담 삼아 "산본 사람들 다 나왔나 봐.." 할 정도였답니다.


몇 주간 집에 갈 때마다 엄마가 부탁한 것이 있었어요. 

"겨울 옷, 이제 넣자!"

이 말이 무서운 이유는 아무렇게나 쌓아뒀던 옷을 일일이 다 꺼낸 뒤, 입을 거 / 보관할 거 / 빨래할 거 / 버릴 거로 나누어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죠.

혼자라면 이 작업이 나름 할 만할 거 같은데 살고 있는 식구가 많은 집은 정말 번거로운 일이죠..

하나 꺼낼 때마다 "이거 입었어??", "이거 버릴 거 아니야?", "아 이건 더 입어야지"와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오늘은 꼭 해야만 했어요. 엄마가 교회를 떠나며 "내가 돌아올 때까지 정리를 해놔."라고 했는데 그 표정과 목소리에 '이번에도 안 해놓으면 너희 진짜 다 죽는 거야.'라는 신호가 있었거든요.

동생과 [청소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를 틀어놓고 열심히 정리했어요. 땀까지 나더라고요.


꽤 긴 시간을 들여 옷 정리를 마친 뒤, 다시 청소기를 돌렸어요. 문득 계절이 변한다는 건, 시간이 흐른다는 것이고, 그동안 나는 무엇을 하였고, 다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이 들었어요.

아주 좋은 1분기 회고 시간이랄까요?

최근 친구들과도 가장 많이 나눈 이야기가 "미쳤다. 벌써 4월이야"였으니까요.



23년의 목표 중 첫 번째가 500km 달리기였어요.

지난 서울 마라톤 10km 참여 후, 목표는 순항 중이에요. (약 150km를 달렸습니다) 계절이 변하며 옷이 가벼워지니 무엇보다 '달리기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꺼운 옷은 밖의 온도, 무겁고 거추장스러움, 빨래.. 등 여러 가지 요소가 달리기 귀찮은 환경을 만들거든요. 게다가 5월은 빵빵런도 있습니다! 키티언니와 함께 나가기로 한 빵빵런의 시점은 더욱 날씨가 좋을 듯해요:)


두 번째 목표였던 새로운 취미 만들기도, 시작했어요!

혼자 할 때는 막막하고 실패의 연속이었던 코바늘 뜨개질도 수업을 통해 좋은 분들과 완주하였답니다.

이제 목도리, 버킷햇, 코스터, 텀블러백까지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후후. 이제 어떤 취미를 만들어볼까 고민하고 있답니다.


다만 아직도 여행을 가지 못하고 있어요. 어디든 훌쩍 떠나버리고 싶은데 일의 바쁨에 치여 마음만 조급하게 기다리는 중이에요.

저에게 4월은 계절의 나른함과 여행의 조급함이 공존하는 시기 같아요. 여행은 언제나 '아, 이때쯤 어디 가야겠다~'가 아니라

'와 씨, 지금 가야 되는데! 지금인가? 진짜?'라는 조급함으로 시작되는 거 같지만요. 


생각지도 못하게 1분기가 흘러 벚꽃을 만나니 여행과 같이 설렘과 조급함이 함께 느껴져요. 

키티언니의 1분기 회고와 기다리고 있는 변화들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키티언니


시간이 왜 이리 빨리 지나는지… 1분기가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아니, 이제 5월도 중순이 넘어가고 여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믿고 싶지 않지만, 봄은 완전히 지나갔어요. 예년보다 꽃이 빨리 핀 만큼 따뜻해서 옷을 빨리 바꿨다가 추워서 다시 꺼내 입었다가를 반복해었는데 말이죠. 변덕스러운 날씨로 며칠 전만 해도 재킷을 입고도 추웠는데 이제 반팔 티셔츠만으로도 거뜬할 정도네요.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시간이 흘렀으면.. 하는 건 저만의 바람이겠죠?


계절이 바뀌면 옷도 옷이지만 이불 두께가 확 달라집니다. 겨우내 저를 지켜주던 전기장판도 깨끗이 닦고 고이 접어 팬트리 안에 넣어두었어요. 그동안 쓴 적 없는 등근육을 활용해 두꺼운 겨울 이불들을 걷고서 세탁을 보냅니다. 보송한 간절기용 이불과 얄팍한 베개 커버로 싹 갈아줍니다.


한바탕 이불과 씨름을 하고, 샤워를 한 후 엉금엉금 기어 이불속으로 들어가면서 계절을 느낍니다.

손바닥에 닿는 감촉과 가벼운 무게감으로 말이죠.


그리고 요즘 같은 계절에는 아침 산책을 합니다. 집 지근거리에 실개천이 있어요. 이사 온 후 며칠은 몸살로 끙끙대느라 쳐다만 보았는데, 얼마 전부터 아침 산책을 시작했어요. 신청한 마라톤 대회가 다가옴에 따라 조금씩 뛰기도 하고요. 잎이 무성해지고 푸르러지지 않았다면, 하지 않았을 시도입니다. 아침이든 저녁이든 한결 부드러워진 바람과 온도에 운동하기 좋더라고요.


새로운 계절을 맞아 다시금 목표를 세우고 달려가봐야겠습니다. 결심은 어느 계절에 해도 좋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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