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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미티 Jun 29. 2023

요즘 내가 잘하고 싶은, 잘 해내고 싶은 것이 있나요?

소소무물 | 33번째 이야기

치타미티


드디어 동생과 테니스를 시작했어요. 

키티언니가 '얼른 테니스를 배워!'라고 말한 뒤 약 1년 정도 지난 거 같네요.


시작한 테니스는 오랜만에 '이거 제대로 좀 해보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길 정도로 재밌어요. 아직 3회 차를 끝낸 상태라 아무 감도 없이 라켓을 휘두를 뿐이지만 말이에요. 일상은 고요하게 흘러가서 노력을 더하기가 어려워요.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루틴이 되기엔 꽤나 애를 쓰며 붙잡고 있는 듯해요. 그렇지 않다면 매일 밤 새로운 뭔가를 할 힘도 없이 누워있지만은 않겠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것저것 잘하고, 잘 해내고 싶어 아등바등 거리며 늦은 사무실에 남아 있거나 집에 가는 길 카페로 빠져 약간의 시간이라도 나태함을 벗어나 공부하였었어요. 그래야 내일의 불안함을 줄일 수 있다는 듯. 사실 운동선수 때도 비슷했어요. 오늘 나에게 주어진 훈련을 최선을 다해야 시합장에서 스스로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훈련량이 부족하면 한없이 작아지는 선수였죠.


요즘 '일'의 영역에선 아득바득 노력하기보다 가지고 있는 시간 안에 최선을 다하고자 해요. 노련해졌다고 말해야 마음이 편할 거 같네요. 그 외 '삶'에서는 계속해서 즐기려 해요. 그래야 오랫동안 저에게 남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요즘은 테니스에 꽂혔습니다. 20분 강습이 끝나면 열심히 볼 머신 앞에서 라켓을 휘둘러요.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가만히 서서 라켓만 휘두르는데도 땀이 이렇게 나면 풀코트에서는 어쩌지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뭐 찬찬히 배워가는 과정이겠죠? 라켓을 휘두르고 공을 맞추려 안간힘을 가질 때마다 욕심은 내려놓고 내가 배우는 이 과정에서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지 확인해요. 그리고 그 실수만큼은 반복하지 않으려 집중 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공은 잘못 맞고 공이 날아오는 거리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완전히 집중해 있거든요. 이것저것 잘하고 싶어 하며 허둥거리던 저에서 조금이나마 몰입하는 훈련을 이어가는 듯해요. 


오랜만에 잘 해내고 싶은 게 생겨서 너무 즐겁습니다!

얼른 키티언니와 풀코트에서 만나는 날까지, 열심히 해볼게요. 




키티언니

잘하고 싶은 일은 새롭게 시도하거나 도전한 일 중에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닐까요? '이렇게 하면 좋다.', '이렇게 하는 게 필요하다.'처럼 하면 좋은 일 말고요. 이해득실을 떠나 잘하고 싶은 일은 번뜩 떠오르지 않네요. 오래 생각해서 답을 찾을 일이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찬찬히 생각해 보겠습니다.


1. 골프 레슨?

: 남편의 권유, 회유, 애원 그리고 협박에 의해 레슨을 끊었습니다. 주에 1~2회 정도 레슨을 받고, 한 달이 좀 넘었습니다. 진도는 아직 풀스윙 전이고요.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정석 스윙처럼 하고 싶고 나름의 재미는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잘하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빠지지는 않았어요. 조금 지나 봐야 알 것 같습니다. 


2. 글쓰기?

: 매년, 매 분기마다 꾸준히 쓰기를 시도합니다. 매년 영어와 다이어트 목표를 세우듯이. 소소무물 말고도 지난 1분기에 메모어라는 회고 모임에도 참여해서 일주일에 한 번씩 글쓰기를 했었습니다. 5월부터는 아침에 글 쓰는 모임도 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주에 2번이었으나, 2주 전부터는 주 5회로 늘렸습니다. 딱 40분만 하는 거라 생각보다 할 만해요. 이렇게 써놓으니 글쓰기가 아니라 모임 참가를 잘한 것 같네요;; 어찌 됐든 좌우지간 모임이라는 강제성이 저에게는 잘 맞았는지 횟수는 채울 수 있었죠.

어느 순간 글쓰기는 잘 해내려는 생각에 압도되어 재미없었던 시기가 길었습니다. 올해부터는 잘 쓰자는 목표를 지웠어요. 양을 늘리는 방향으로 바꿨습니다. 양을 늘리는 작업을 잘은 아니더라도 해내고 싶어요. 러너스 하이처럼 쓰고 쓰고 또 쓰다 보면 재미가 다시 찾아오리라 믿으면서요.


3. 집중?

: 산만하고, 새로운 것에 흥미가 많고, 싫증을 잘 내는 소위 집중력이 약한 인간입니다. (성인 ADHD가 아닌가 고민한 적도 있었어요.) 이것저것 해보고, 남들이 한다는 것, 본다는 건 조금씩 다 해보는 편이죠.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는 사람이 적은 것 같은데, 한 달에 못해도 약속 3~4건은 잡힙니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저에게 집중하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더라고요. 제가 잘하고 싶고, 잘 해내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 이러한 환경에 일환이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활동도, 약속도, 일과도 전반적으로 줄일 부분을 줄여서 하나에 집중하는 시간을 늘리려고 합니다.


하나씩 톺아보니, 제가 요즘 잘 해내고 싶은 일은 '진짜 저에게 집중'하는 것이었습니다. 내 몸, 내 마음, 내 생각을 살피는 일. 몸과 마음은 잘 케어하고 생각은 잘 정리하는 일,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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