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야기는 기사에 안 쓰던데요?"
신입 시절, 취재 현장에서 종종 듣던 말이다. 당시에는 그저 난감했지만, 회사가 전달해야 할 '진짜'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이었다. 돌이켜보면 기업과 직원의 목소리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사내 홍보팀의 숙명을 깨닫게 해주었다.
사내 홍보팀으로 현장을 다니다 보면, 예상치 못한 직원들의 푸념과 마주할 때가 있다. 회사의 자원과 지원이 부족하다는 내용들. 처음에는 그저 개인적인 하소연처럼 들릴 수 있지만, 주의 깊게 들어보면 개선이 필요한 업무 환경에 대해 지적이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다. 직원들은 홍보팀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가 회사에 전달되기를 은연중에 기대하는 것이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이 회사에서 일하는 여자들>이라는 시리즈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당시 유통점에서 '유일', '젊은' 타이틀을 가진 여성 지점장을 취재했다. 현장에서 만난 직원들은 열악한 환경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우리 지점은 상하행선 열차가 한꺼번에 지나갈 때는 소음이 정말 커요."
"우리 지점은 대형점이 아니라서 회사에서 비용 지원어려워요. 그래서 원래 이 공간은 오랫동안 공실이에요." 등등.
나는 그들의 하소연 속에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현장에서 발굴하고 모은 정보를 가지고 여성 리더에게 질문했다.부족한 자원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방법을 찾았느냐고, 어떻게 함께 성과를 만들어냈냐고.
리더는 회사에서 주목받는 대형점은 아니었지만, 자신이 가진 노하우와 경험을 진솔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를 담아냄으로써 회사에는 작은 성공을 만들어낸 전략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원들에게는 공감과 자긍심을 전달하고자 했다.
홍보 콘텐츠가 발행된 후 패션, 외식, 호텔 계열사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여성 직원들을 손쉽게 추천 받았고, 몇 번의 기획 기사를 더 발행할 수 있었다. 결국 사내 홍보팀 단순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을 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다리여야 한다.
회사가 '알리고 싶은' 이야기와 직원들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그 간극을 긍정적인 소통의 장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홍보팀의 핵심적인 역량이자 존재 이유일 것이다.
editor 여
글 쓰는 일로 10년을 일했다. 대기업 에디터이자 홍보팀 파트장으로, 1,000여 명을 만나 기록하며 동기부여를 얻었던 10년 커리어가 2025년 잠시 멈췄다. 임신과 출산, 육아라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제 아이와의 만남으로 시작된 새로운 챕터 속에 성장과 동기부여를 기록해 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