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문우답 다섯번째.
현문우답 다섯번째.
Q: 10번 면접 떨어진 소감이 어떠신가요?
A: 뭐같으니까 말시키지 마세요.
절망의 구러텅이에서 겨우 살아돌아왔습니다. 어디가서는 부끄러워서 말 못하고 어머니나 아버지는 마음 아파하실까봐, 당신들만의 안타까운 해결책을 위해 노력하며 시간을 보내실까봐 두려워서 말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제 브런치이고, 브런치의 시작은 우울증으로 인한 제 뻘짓이었으니까요. 여기서는 당당하게 글 소재로 써보고자 합니다.
엊그제 최종 면접 탈락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럼 최종만 가면 되는거 아니냐구요? 그 회사는 1,2차를 한번에 보는 회사였고 그 외의 모든 회사에서는 전부 면접에만 가면 다 탈락했습니다. 제 분수에 안맞는 대기업들이 대다수, 그 말은 엄청난 서류 뚫고 인적성 뚫고 AI뚫고….그리고 얼굴 보여주면 저를 모두가 싫어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게 10번이 넘는 모든, 정말 면접이란 면접에 떨어지고 나서 지나가는 룸메에게
나 보기 싫어? 나 꼴보기 싫어?
이런 징그러운 질문이나 하면서 바닥에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그렇게 우리 집 중 가장 보일러가 따뜻하게 흘러가는 거실 바닥에 절망을 핑계로 녹아 있다가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니들이 뭐라고. 내가 뭐 범죄자야? 니들이 뭐 프로파일러야? 나 지금까지 물론 내가 좀 마이웨이라는 말이야 듣지만 친구도 적당히 있고 사람들과 문제없이 지내왔는데. 인턴때부터 왜 항상 나는 기업에서 아웃인거야?
그러던중 체험형 인턴 면접이 잡혀서 기대없이 보러 갔습니다. 그냥저냥 보고 있는데 한 분이 하품을 하시더라구요. 차라리 대면면접이면 마스크로 가려지기라도 했을텐데. 각각의 화면으로 얼굴이 대문짝하게 보이는 화상면접을 하는데 카메라에 대고 하품이라니. 면접인데. 아무리 체험형 인턴이라고해도. 심지어 이름만 알면 ‘우와~’하는 기업의 담당자인데. 누군가의 하품하는 얼굴을 그렇게 가까이서 쳐다본 적이 없고 아마 앞으로도 없을 예정이라서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제가 해온 시스템 솔루션이나 기여 방안을 이야기하면서 보게 될 줄은 더 몰랐습니다. 이런 구도의 타인이 하품하는 장면은 아마 파리로 태어나지 않는 한 볼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아니면 의료 기구가 되어 안면과 관련된 질병을 순찰하는 의무를 가지고 접근하거나요.
그리고 그 와중, 가고싶던 스타트업들에도 전부 서류 탈락을 하였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이거 핑계로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요. 그런데 글을 쓰고 있다는건 저는 그럴 순 없는 사람이란 뜻이겠죠? 잠시 빈둥거리다가 다시 그 자리에서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당분간 제게는 엉망진창인 날들이 계속될것이에요. 하지만 저는 뭐같은 세상보다 더 엉망진창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얼른 자고 내일 운동이나 가야겠네요. 우리 다 자신의 일을 하게 될테니 그냥저냥 살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