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씨스터즈
질척거리던 여름이가 가고 나니 채소가 귀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개 천 원 하던 느타리버섯이 하나에 천 원 한다는 소식을 전했고, 하나 천 원하던 애호박도 두 배 이상 몸값이 뛰었다며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평소 즐겨보는 외국 브이로그에서 이곳보다 다양하고 저렴한 채소들을 한 바구니 사서 먹는 걸 보며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산다. 날씨도 도와주지 않아 배추 농사도 힘들다던데… 금무, 금추, 금파… 밭에서 골골거리고 있을 우리 금쪽이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렇게 식탁에서 김치가 멸종될 날이 오게 될까.
이제 마트에 가면 세일 매대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나 같은 채소 킬러는 냉장고에 채소가 떨어지면 금단증상이 도져 성격이 탈로 나게 된다. 말도 안 되게 콧대 높아진 채소들은 사뿐히 지나쳐 저렴하고도 짠한, 그날 팔리지 않으면 세상 하직할 아이들을 구해왔다. 메인 무대에서 밀려난, 중년의 걸그룹 같은 브로콜리 시스터즈… 세 개 삼천 원쯤 했나. 그렇게 데려온 콜리 자매로 수프를 만들었다. 누구든 버려지지 않고 쓰임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재료 : 브로콜리. 현미. 다시마. 간장. 들깻가루
1. 현미를 씻은 후 다시마를 넣고 불린다.
2. 불린 쌀을 팬에 넣고 참기름을 둘러 볶는다.
3. 불린 물(간장을 넣고)과 두유를 넣는다.
4. 믹서에 곱게 갈아 한번 더 끓인다.
5. 그릇에 담고 데친 브로콜리와 오일로 장식한다.
* 요리영상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BSYLrFSw0t/?igsh=MWhodGpzbXZjeDcz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