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함박눈
서울에 와 있는 동안 1월에도 눈이 내리더니,
2월엔 더 춥고 눈이 더 많이 내렸다.
난 강아지처럼 정말 신이 났다.
매일 덥고 파란 하늘이 온통인 곳, 바람 불고 비 오는 춥지 않은 나라에 오래 살면 살면 겨울은 새로운 선물이 된다.
눈을 맞는 게 마치 선물세례를 받듯이 기분이 아이 같아진다. 선물이 머리에 가득 떨어지니 엄청 행복할 수밖에
신비롭고 새로운 느낌이 드는 이유는 자주 보고 느끼지 못하니까 귀하고 신비롭게까지 느껴진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고요한 밤길에 눈이 소복이 쌓이는 모습이 사랑스럽고 조용히 내리는 눈발이
반갑기만 했다.
서울에 와서 받는 이쁜 선물…
이른 아침이 되고 아파트 창밖을 내다보니
아이들이 쌓인 눈 위에서 썰매를 타고 있다
아침 7시인데…
그림 같은 모습을 바라보는 듯하다. 꼬물딱 거리면서 아이들이 움직인다.
강아자도 신나 하고 막 달린다.
오후엔 조용히 내려가서 오랜만에 눈 사함을 만들었다. 떠난 우리 아이들도, 동생과 동생의 강아지들, 엄마와 엄마 강아지까지 만들어 각자의 가족으로 세웠다.
날이 추우니 귀여운 바람막이 옷을 입고 산책하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눈 오는 오후에 어머니는 티브이를 보시고 어머니의 강아지는 잠이 들었다.
내기 없을 때 어머니는 보통 이렇게 평범한 생활을 하시며 사실 것이다.
2호선 전철을 타고 외출길에 한강응 지나간다. 이날도 눈이 많이 날렸다.
사진 찍어 담아놓고 기록하고 싶었다.
한강을 건너는 1분의 시간이 내겐 짧은 여행이고
오래전 이곳을 매일 건너면서 일갔던 추억이 떠오르게 하는 주마등이었다.
1분에 모든 스토리를 기억할 수 있었다.
눈 맞으며 걸어가는 낯선 길도 설레고
타지에 여행온 느낌이다.
손기락으로 시드니의 약지인 Syd를 써보고
하트도 그려보소 마냥 신이 난다. 손가락이 시려은 것까지도 좋았다.
Syd+Seoul도 써본다.
저게 나 아니던가
어디에서도 속했고
어디에서도 낯선 사람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서울이 항상 그립고 돌아오고 싶지만
정작은 시드니에 더 오래 살아 그곳이 제2의 고향이 되어버린 영원한 이방인
그게 지금은 나다.
영원한 이방인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은 덤덤한 이방인
그래도 겨울눈이
나를 환영해 준다.
Welcome to Seoul !!!
웰컴투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