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
오늘 저녁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많은 사람들을 술렁이게 할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 문학을 학창 시절 이후 손대지 않는 사람조차도 노벨상은 알 것이며, 노벨문학상은 여태껏 한국어를 사용하는 작가에게 허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연일지 몰라도 한 달 전 그녀의 글을 읽어 본 적이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사람의 감정을 묘사하는 방법이 사실적이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들의 글에서는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지는 그들만의 'tone'이 있다. 그녀의 글은 김훈처럼 힘이 있지는 않으나, 계속해서 그 장면과 감정을 상상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그녀의 글을 많이 읽지는 않았으나, 내가 당시에 느꼈던 느낌은 21세기에도 여전히 이렇게 대가들은 자신만의 길을 글로써 나아가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의 화면 속에서 모든 것들을 대신할 수 있는 시대에, 활자의 향연이 펼쳐지는 책이라는 공간은 너무나 긴 호흡을 가져가야만 한다. 나 역시도 긴 글을 읽는 것도, 긴 글을 쓰는 것을 멀리하고 두려워했던 기간이 있었을 정도로 너무 많이 바뀌어 온 지금의 현대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작가들은 여전히 그들의 글을 써내고 있다.
축하한다. 그리고 그 축하가 대단한 것이 되지 않도록, 이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한강이라는 작가가 대단한 상을 탔다는 것이 우리 국민들이 문학을 대하는 수준이 높아졌다는 뜻은 아닌 것 같다. 훌륭한 작가를 두었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국민들이 훌륭한 독자라는 생각은 아직은 들지 않는다. 나 역시도 그렇고, 다만 이것이 계기가 되어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을 써낼 수 있고, 많은 독자들이 즐거운 글을 읽으며 그들만의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앞으로 계속 읽고, 쓸 나에게도 다시 한번 축하와 응원을 보내본다.
한강 작가님, 그리고 수많은 대한민국의 글쓴이들, 그리고 그 글을 읽어오고 읽을 독자님들, 계속 이렇게 묵묵히 나아갑시다. 너무 들뜨지 않아도 되고, 우리는 우리 길 걸어가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속으로 너무 기뻐하고 있어요. 아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