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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녹슨금 Dec 08. 2023

사워크라우트, 양배추의 새콤한 변신

런던의 발효 워크숍

사워크라우트를 제대로 만드는 법을 배워보고 싶어 발효 워크숍에 다녀왔다. 워크숍 구성은 먼저 30분 PPT로 발효 원리에 대한 개괄적인 강의를 듣고 난 뒤 30분 간 시식, 그리고 1시간 실습으로 이루어졌다. 사실 만드는 방법 자체는 간단해서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아보고 혼자 해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꿀팁들과 활용법을 전수받아왔기 때문에 다녀오길 정말 잘했 싶다.


발효한 야채들을 활용한 8가지 코스 요리

이 날의 주인공은 사워크라우트(발효한 양배추), 발효한 비트, 발효한 당근이다. 스타터로 비스킷에 발효한 야채들과 캐슈치즈(캐슈넛을 갈아 만 비건 치즈)를 얹어 먹었다.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할 때는 살짝 꿀이나 시럽을 섞어서 단 맛을 내 올려주었다.

발효한 야채는 스프링롤 속에 함께 넣어주거나, 볶음밥에 곁들이는 반찬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야채수프 위에는 발효한 비트를 올려 먹고, 타코 안에는 마요네즈와 섞은 발효 당근을 넣어 먹었다. 이렇게 많이 음식을 준비해 주실 줄 몰랐다. 정말 배부른데 전혀 더부룩하지 않게 맛있게 먹었다. 발효야채는 새콤한 맛의 포인트가 필요한 어떤 요리에든 활용할 수 있다. 앞으로 발효 채소들을 끼니마다 다양하게 조합해 시도해 봐도 괜찮겠다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사워크라우트 만들기 실습

오늘 실습해 볼 재료는 양배추와 당근이다. 다른 야채로 발효한 건 식품 이름이 따로 없는데, 양배추를 발효한  것만 특별히 '사워크라우트(sauerkraut)'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발효 식품인 배추 김치처럼 독일식 전통 발효 양배추이기 때문에 오래지 전부터 사워크라우트라고 불러온 것이다.


준비할 재료

당근 1kg 바다 소금 1 tsp (선택사항 : 칠리, 생강)

양배추 1kg 바다 소금 1 tsp (선택사항 : 펜넬 시드)

적당한 사이즈의 클립탑 유리 용기, 볼, 강판

먼저 양배추의 지저분한 겉잎 1-2장을 통으로 떼어내 따로 챙겨둔다. 겉잎은 나중에 용기에 담고 나서 누름돌처럼 상단 여유 빈 공간을 채워 눌러주는 데 사용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볼에 강판을 세워놓고 양배추를 통으로 갈아준다. 확실히 강판 사용을 많이 해보신 강사분이 훨씬 빠르고 능숙하다. 나는 반복 동작을 하다 보 팔이 아파서 점점 속도가 느려졌다. 요령이 필요한 일이다.

이렇게 잘게 썰어낸 양배추 1kg에 품질 좋은 바다 소금 1 tsp을 넣어준 뒤 물이 충분히 나오도록 으깨듯 주물러 줘야 한다. 혹여나 물이 충분히 나오지 않으면 상온 발효 과정에서 야채들이 물에 잠기지 않아 곰팡이가 생길 수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짓이기듯 으깨주자. 그러고 나서 용기에 담기 전에 펜넬 시드를 추가해 주었다. 맛과 향을 가미하기 위한 추가 재료는 과하지 않게 1-2 tsp 정도가 적당하다. 발효 당근도 동일한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발효 중 주의점과 활용법

이렇게 양배추와 당근이 두 통 가득 챙겨 왔다. 이때부터 또 중요한 게 일주일 정도는 매일 조금씩 맛을 보며 원하는 발효의 정도, 신맛을 찾아줘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하루에 한 번씩 트림을 시켜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트림이라고? 뭔 뜻인고 하니 발효 과정에서 공기를 한 번씩 빼주지 않으면 넘쳐버릴 수 있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주는 걸 트림(burp)이라고 한단다. 소금 좀 넣어 섞어줬을 뿐인데 이렇게 살아 움직이듯 작용하고 맛이 매일 변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겨울이라 실온 온도가 낮은 편이기도 하고 신 맛을 좋아해서 10일 정도 발효 후 냉장고에 넣어주었다. 발효 당근은 아침마다 샐러드 토핑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재료로 생강과 칠리를 사용해 살짝 매콤한 맛이 돌아 더 맛있다. 당근 2큰술과 꿀 1작은술을 섞어서 샐러드에 올려주면 끝!

사워크라우트는 참치마요샐러드 만들 때 함께 섞어주면 궁합이 좋다. 조만간 킬바사 소시지와 함께 곁들여 맥주 안주로도 먹어보려고 한다. '다음엔 또 어떻게 활용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도 즐겁다. 일석이조로 입맛도 돌고 장도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발효 채소들! 떨어질 때마다 만들어두고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밑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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