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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초 Jan 19. 2024

비싼 옷 대신, 경험을 선물합니다

4년 전, 임신 사실을 알리니 주변에서 선물이 쏟아졌다. 그 중 80%는 아기 옷 선물이었다. 나 역시 주변의 임신 소식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아기 옷부터 고르게 되니 역시 만만한 건 옷 선물인 것 같다. 어쨌든 지인들의 성원 덕분에, 우리는 임신기간 동안 아기 옷은 정말 단 한 벌도 사지 않은 채 조리원에 갔다. 지인들에게 받거나 물려받은 옷들만 빨았더니 수십장에 달해서 굳이 옷을 더 살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다.


아이는 역시나 남다른 발육으로 신생아용 사이즈를 가볍게 패스하고 생후 100일만에 돌쟁이 사이즈를 입게 됐다. 굳이 배냇저고리니 비싼 옷들을 사지 않기를 참 잘했다 싶었다. 좀 더 아이가 자라고 발육 속도도 더뎌지면서 예전에 비해 더 다양한 옷들이 필요해졌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의 옷에 큰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중고 매장에서 깨끗한 옷(심지어 라벨조차 뜯지 않은 새 옷이 많다)을 골라 사입히거나 오픈마켓에서 한 벌에 1만원 이내의 저렴이들을 주로 사입혔다.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친인척들의 브랜드 옷 선물은 외출용으로 요긴하게 입혔다.


어차피 금방 자랄 아이라 옷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싶진 않았다. 굳이 따지면 성장기 아이의 옷에 너무 많은 지출을 하는 것은 '가성비'가 썩 좋지 않은 지출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집들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실제로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하면, 그리고 또래 아이를 육아하는 사람들의 SNS 사진을 보면, 한눈에 보기에도 수 만원은 우스울 브랜드 옷을 입은 아이들이 흔하게 보였다. 그에 비해 우리 아이는 상표도 없고, 비슷비슷한 옷을 돌려가며 입었다. '패션고자' 부모답게 아이 옷도 딱히 코디를 신경쓰지 않고 적당히 보온성과 실용성에 충실하게 입힐 뿐이었다. 다행히 아이는 아직 어려서 본인의 패션에 크게 관심을 갖진 않기에 그런 차림새를 신경쓰는 것 같지는 않다.(결혼식장에 호랑이옷을 입고 가겠다고 하거나 한겨울에 크록스 신고 나간다는 똥고집은 가끔 부리지만, 이런건 패션에 대한 관심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진출처: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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