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별. 아빠하고 나하고
한가닥에 10원 하던
아빠의 머리카락.
하얀 그 녀석이 요리조리 피해 갈 때마다
젖 먹던 힘을 내보는 덜 자란 내 손톱들.
인심 좋은 아부지가
덤으로 쥐어주던 오백 원에
장사할 맛 나던 미용실 놀이.
나이 60이 넘어서 조금씩 벗겨지는
아빠의 이마를 보면
버려졌던 그때의 검은 머리칼이 생각난다.
흰머리 좀 뽑아달라는 말 한마디에
달려오던 우리 딸.
미끄덩거리는 내 머리카락을
잘도 찾아내는 쪼매난 손.
아프다고 하면 살살 뽑아주는
마음씨 고운 미용실 놀이.
나이 40이 넘어가는 딸내미의
희끗거리는 흰머리를 보면
매만져주던 그때의 야무진 손이 생각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