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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umiverse Aug 23. 2020

P11-강연을 했다. 내 점수는 57점.  

내가 했지만 내가 불만족스러운 강연

어느 날, 글쓰기 모임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인터뷰는 브런치에 포스팅이 되었다.



그리고, 그 인터뷰로 나는 또 다른 포스팅을 했다.


아직, "나"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로 포스팅하지는 못했지만 게으르다 저 인터뷰를 통해 강연 제안이 들어왔다. 마침, 잠시 COVID-19가 잠잠해졌던 시기. 서서히 사람들의 움직임은 코로나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가는 듯 했다. 서서히 모임들이 생기고, #이름없는스터디 모임도 점점 오프라인에서 모이는 인원이 늘어가고 있었다. 제안을 받은 강연도 패스트파이브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강연. 온라인은 옵션(?)으로 진행된다.


강연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마케팅 자체 보다는 커피 산업계의 마케팅에 대한 강연이라던가, 내가 해왔던 것 중에서 '사이렌 오더'와 같이 하나에 집중된 강연이라던가, 커리어 멘토링 강연 위주여서 마케팅에 대한 강연 제안은 무언가 신선한 느낌이었다. 게다가 제목이 무려 "Business Deep Dive"!


자, 내가 경험한 마케팅에 대해 Dive! 한 번 해보자!


담당자와 몇 번의 논의를 진행했고, 장소와 날짜, 시간도 모두 확정. 


이미지가 깔끔하니 이쁘다


행사 소개도 아래와 같이 기록을 하고,


마케팅을 하는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눈이 돌아갈만큼 화려한 숫자의 향연을 들여다보는 데이터 분석, 뒷통수를 치는 멋지고 트렌디한 광고, 혹은 "Shut up and take my money"를 외치게 하는 멋진 제품이나 서비스? 물론 모두 중요하지만, 결국 그 가장 아래에서 위까지 하나로 관통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쩌면 마케팅의 가장 '기본'이겠죠.  보통 스타벅스의 마케팅은 뭔가 특별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 특별함의 근원은 바로 그 '기본'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마케팅'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으로 보는 스타벅스, 그 내용을 소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과 사이렌 오더를 통해 살펴보려 합니다.


강연을 추천하고픈 사람도 기록을 해두었다.


- 브랜드, 제품 혹은 서비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고민하시는 분
- 마케팅 기획의 시작 단계에 있는 분
-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라는 원초적인 고민이나 궁금증이 있으신 분


물론,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 지, 커리큘럼도 셋업 완료!


- 소개
- 디지털 마케팅의 흐름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
- 왜 '마케팅의 기본'인가 - IMC?
- 스타벅스의 커뮤니케이션 Part 1. - 소셜 미디어
- 스타벅스의 커뮤니케이션 Part 2. - 사이렌 오더
- '커잘러'를 만드는 To-do


후후, 모든 것은 준비되었다! (머리 속에!)


계속 머리속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지, 어떤 예시를 들을지 고민을 하고 자료를 모았으며, 내가 하고픈 이야기의 중심이 무얼까 생각하는 날들이 계속 이어졌다. 오프라인 강연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의 강연에서 해온 것처럼 현장에 오신 분들과 티키타카해가면서 강연을 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COVID-19가 다시 시작되었다. 확산세는 멈출 줄 몰랐고, 강연이 다가오면서 생각 외로 풀리지 않는 부분때문에 은근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모임이 걱정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고...담당자분의 연락이 왔다. 온라인으로 전환하실지, 혹은 취소하실지.


ㅇㅅㅇ?!


잠시 레알로 잠시, 몇 초 수준 생각해보고 온라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신청해주신 분들에게는 환불안내와 함께, 온라인 링크를 전달해드린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 더불어, 온라인으로 #이름없는스터디 스터디를 제법 진행하면서, 온라인 강연에 있어 익숙해진 것도 큰 이유였다.


카메라와 독대 중


그런데 준비하면서 뼈대를 만들었던 것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 소개

소개야 어렵지 않다. 한 두번 해본 것이 아니니까.


디지털 마케팅의 흐름 그리고 최근의 트렌드

이것도 큰 문제는 없었다. 지금까지 마케팅 분아에 있으면서,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말이 서서히 시작되기 전부터 자릴 잡고 있었고, 다행스럽게도 항상 최전선의 트렌드와 관련이 있는 분야를 직간접적으로 다뤄와서 이 흐름을 크게크게 집는 것도 문제는 없었다.


왜 '마케팅의 기본'인가 - IMC?

내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정말로 마케팅에 있어 '기본'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마케팅에 대한 원론적인 부분과 함께, 트렌드를 타는 '디지털 마케팅'에 있어서 모든 것의 틀이 되는 '기초', 그 부분을 이야기 할테니까, 문제는 없지. 후후.


스타벅스의 커뮤니케이션 Part 1. - 소셜 미디어

삐빅- 404 Error, Not found. 예시가 없음.
잘 안다. 많은 사람들이 강연에서 원하는 것은 '실 사례'라는 것을. 사람들은 강연을 통해 '우리는 요래요래 해서,  요래요래 교훈을 얻었다-'라는 것을 가장 많이 원한다. 그런데, '기본'을 얘기하려다보니, 예시를 제시해드리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원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로 했다.


- 스타벅스의 커뮤니케이션 Part 2. - 사이렌 오더

삐빅- 500 Error, Internal server error. 예시가 부적절하여 보여줄 것이 없음.

'소셜 미디어'와 유사하면서도 달랐던 점은, 내가 생각하는 '기본'에 있어 들 수 있는 예시가 하나 뿐이었다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사이렌 오더(런칭과 이후 앱 리뉴얼)는 외양이 지금과는 제법 다르기에, 예시를 들어도 현존하는 실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 '커잘러'를 만드는 To-do

그래서 결국 정리하면 여기에 모든 것이 모이는데, 이것을 이야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내 기분 모음집


결론적으로 망했다.


망했다. 57점 준다 50점이라고 하면 너무 못해보이니까 7점 더 줌


망했던 이유는...


#1.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말하기는 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예시가 너무 없었다(=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말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나마 예시로 들은 것 조차, 이미지가 아닌 구두로 전달하려다보니 와닿지 않았을 것이다.


#2.

처음부터 생각했던 것은 현장에서 사람들에게 중간중간 질문을 던지고, 반응을 살펴가면서 인터랙션이 있는 강연을 하는 것이었다. 늘 강연을 그렇게 진행해왔다. 갑작스럽게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지만 그럼에도 #이름없는스터디의 온라인 스터디를 진행한 것 때문에 온라인이 익숙하다-라고 스스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유튜브 라이브는 첫 경험이었다. 스터디에서는 Zoom을 활용하기 때문에, 일부라도 얼굴이 보이고 이에 따른 반응을 미약하게나마 볼 수 있었는데, 유튜브 라이브는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Zoom도 그렇고, 유튜브 라이브도 그렇고, 채팅은 반응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3.

무엇보다, 나 스스로의 준비가 덜 되었다.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그래서 충분히 준비했다면 사람들이 원하는 예시가 없고, 반응을 알 수 없다 하더라도 좋은 강연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몇 번의 강연 경험, 온라인에서의 진행 경험, 그리고 경험을 TMI 수준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익숙하다는 것을 믿고 있었는데, 이것은 그냥 '경험'일 뿐 새로운 강연에서는 새로운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간과 했다. 더불어, 강연을 하면서 설명을 밀려 말하는 실수를 했다 시험 답안지 밀려쓰기도 아니고 이 말인 즉슨, 내가 충분하다고 생각해도 연습에 연습은 필요한 것이었다.


 고맙습니다!


다행히 강연은 준비된 시간에 딱 맞춰 끝낼 수 있었다. 마지막 2~30분의 Q&A 시간에는 유튜브 라이브 채팅창을 열고 질문을 답해드렸는데, 강연을 마친 후에 많은 분들이 감사인사를 해주셨다. 한 분께서는 따로 인스타그램 DM으로 인사까지!


고맙습니다 ;ㅁ; (엉엉)


그런데, 이번 강연에 있어 가장 마음에 찔리면서 고마운 챗 내용은 아래 내용이었다.


잠깐 접속하긴 했는데 강연자 분의 내용이 너무 일반적인 것 같아서 아쉽네요, 고객의 긍부정의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필요한지, 긍부적이유를 파악했다면 방향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부분도 아쉽네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을 다루는 강연이었기에, 세상의 많고 많은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사례로 들 수 없어 일반론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말씀드렸다-라고 답변을 드리긴 했지만, 정말로 하고팠던 이야기는 이 내용이었고, 앞으로 유사한 강연을 하게된다면 더욱 강화하고 싶은 내용이다.




이번 강연을 통해서 또 배우게 된다. 강연이라는 것은, 쉽지 않음을. 준비하고 준비하더라도 모자란 것임을. 그리고, 강연을 들었던 지인이 해준 - 나도 잘 알고 있지만 적용하기 쉽지 않은 - 말은 "이야기가 너무 일반적인 이야기라 루즈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눈 번뜩이게 만드는 비유나 예시가 강점이니 그런 것을 많이 해봐"였다.


앞으로 또 강연을 하게될지, 하더라도 어떤 강연을 하게될 지 모르겠다. 하지만 다음에 강연을 하게된다면,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된 강연을 할 수 있을 듯 하다.




▶ 강연 기회를 주신 패스트파이브, 누리님, 그리고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했던 강연임에도 들어주신 모든 분,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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