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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윤영 Jun 22. 2021

밑줄친 희망

밑줄  희망



라윤영




천장이 울고 있다

습기 찬 다락방

눈물짓는 한 평 단칸방

미래를 암기하는 열여덟 밑줄을 긋고

찌든 작업복 시든 은행잎

검정고시 학원 앞 앙상한 나무

후암동 골목을 껴안는다

백열전구 아래

꽁꽁 얼어버린 스무겹의 무게

남산 기슭 다시 펴는 얼룩진 페이지

다락방 입술이 푸르다



라윤영 시집 『어떤 입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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