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usy Aug 22. 2024

5. 아침부터 여기는 난리가 났어

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가장 빈곤한 인생은 곁에 사람이 없는 인생이다. 그의 겨울은 유난히 춥고 베인 상처도 잘 아물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행복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행복의 기원, 서은국 作]



   이따가 전화 가능해? 아침부터 여기는 난리가 났어- 금요일날 너 엄청 울었다며. 과장이 퇴근하는데 사무실에서 울고 있던 걸 봤나 봐. 나는 퇴근하기 전에 봤을 때 그냥 너 표정이 안 좋은 줄만 알았지, 그런 줄은 몰랐네. 아… 원래 그 사람 공감능력이 없잖아. 그래도 네가 그런 기분을 느낄 만 해. 의욕이 사라질만했네. 어떻게 할래 기운이 너무 안 나면 그 일에서 아예 제외를 시켜줄까? 나도 이럴 때 위로를 잘하지는 못하는데, 약속할게. 내가 나중에 힘이 있는 위치까지 올라간다면 절대 이런 일은 없게 할게.



  사실 그날의 위로가 감정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일을 하고, 내가 좋아했던 일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직도...내 프로젝트는 끝이 안 났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틀림없이 선배의 다정이 양분이 됐으리라. 사람은 늘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내가 좋아하는 책인 '행복의 기원'에서는 사람이 사람으로 행복해지는 이유는, 신체적으로 하나도 유리한 점이 없는 인간의 경우 사회적으로 모였을 때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는 유전학적으로 몇 세기동안 그렇게 설계되었다고. 그러니 행복은 본능이다. 다정은 본능이다. 그러니 내 애정에 대한 책임도, 자연스러운 본능이 아닐까.



  사람 관계는 가끔 그 사람의 눈이 아니라, 인중이나 미간 정도를 바라보는 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 하면 그 사람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눈을 보고 직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보다 약간 옆을 바라보며 가는 것이 오히려 더 효율적이더라고요.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내려놓고 가까워지지 않아도 좋다-라는 마음일 때 더 잘 지내게 되는? 전 때로는 비효율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특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선 더 말이에요.

이전 04화 4. 때가되면 저절로 알게된다. 슬프게도 끝이되었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