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머쉬룸 May 12. 2024

그 날, 그 밤

인생에서 모든 행운을 다 썼다고 생각한 미정이는, 그날 카페에서 그 남자와 마주앉아 대화를 하면서 더욱 빠져들었다. 고등학생때까지 운동선수로 지냈다는 그 남자의 구릿빛 피부와 다부진 체력은 섹시했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눈 앞의 사람에게만 서로가 집중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고, 집에 돌아가기 아쉬운 남자와 미정이는 호수공원을 한바퀴 걷다가 간단하게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2차는 미정이네 집 근처로 향했다. 

한 시간, 두 시간이 흘러도 미정이와 그 남자는 서로가 아쉬웠다. 맥주집을 나온 미정이는 그 남자를 집으로 데려갈까 잠시 고민했다. 


'집이 어떤 상태더라..'

'나 집 안치우고 나온것 같은데..'


함께 지내던 남자가 사라지고 난 뒤의 집에 혼자 남겨진 그 기분을 느끼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인지 집에서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을 보내고 싶진 않았던 미정이는 그 남자와 동네를 걸었다. 


더운 바람이 부는 여름날의 밤이었다. 밤은 어두웠고 가로등은 밝았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무르익었고 밝은 가로등 안에서 둘은 어떤 기운에서인지 키스를 했다. 미정이는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키스를 하는 동안 미정이는 그가 부풀어 있는 것을 느낄 있었다. 

그 둘이 호텔로 들어간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서로가 서로의 몸을 탐했고 가졌다. 그 남자는 미정이에게 모든 게 자신의 이상형이라고 말했다. 


미정이는 그를 정말로 탐하고 싶었을까? 

외적인 이상형은 분명했지만,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나간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미정이는 그를 가지고 싶었던 걸까? 

그의 껍데기만 가지고 싶었던 걸까?

아직도 미정이는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그날의 미정이와 그 남자는 밤이 새도록 멈추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서야 뜬 눈으로 밤을 지샌 그들은 호텔방을 나왔다. 그리고 그 날 밤의 기억을 미정이는 잊지 못한다. 

이전 02화 화려한 미정이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