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자구 Oct 29. 2022

야근한 날엔 기사식당

사랑하는 사람과의 식사 7편

 몇 년간 남편 회사일이 너무 바빴다. 야근하는 것이 다반사에 한 달에 한 번은 밤을 새워 업무를 했다. 그리고 다음날에도 정시 출근을 해야 했다. 차곡차곡 누적된 스트레스로 남편은 여러모로 힘들어했다. 평일에 그나마 일찍 퇴근하면 9시쯤이었다. 술이 아닌 저녁을 먹으러 식당을 가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이다. 배달음식을 먹거나 집밥을 먹을 수도 있지만 밖으로 나가서 맛있는 걸 먹고 싶다는 보상 심리가 발동한다.


“기사식당 갈까?”


 기사식당은 아침 일찍부터 늦은 시간까지 여는 곳이 많다. 심지어 어떤 곳은 24시간 운영하기도 한다. 여러 메뉴가 있지만 제육볶음은 놓칠 수 없는 선택지이다. 고기반찬이라는 행복감도 있지만 고향의 맛 MSG가 팍팍 들어간 양념이 직설적이다. 쌈을 싸 먹고 싶은데 저렴한 가격이라 보통 쌈은 제공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먹는다. 남은 양념은 싹싹 긁어서 밥에 비벼 먹는다.


 보쌈 정식, 카레라이스 등을 특화된 메뉴로 내놓는 곳도 있다. 그중 단연 일등은 왕돈가스를 팔고 있는 기사식당 A이다. 7천 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큰 돈가스가 나온다. 연한 핑크빛이 도는 익힘 정도를 보면 신선한 고기를 사용하는 것이 분명하다.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알맞은 두께가 큰 매력이다.


 요즘은 남편이 다른 부서로 이동해서 밤샘 야근을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의 기사식당 탐험은 끝나지 않았다. 늦은 밤 ‘식사’가 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소중한 심야식당을 운영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함을 느낀다. 자주 갈게요!

이전 07화 주말의 시작은 아침밥과 함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