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들의 작품들로 빼곡한 이 세상
하늘이 보기에 너무도 복잡스러웠던 걸까
아니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겨울이 오니
눈송이부대 집결시켜
인간세상에 파견시키니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하는구나
본분 잊은 눈송이들
신이 나 바람 따라 춤을 추고
모든 것이 점점 하얀 여백이 되어 가니
하늘이 흡족해
작은 낙서라도 해볼까 고민하던 중
저 아래 작은 청소부 한 명
제일 먼저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네
마음 속 여백에 풀어놓은 작은 언어 조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