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엽 아카시아 잎이
소리도 없이
바람 따라
어느 순간
나의 발아래
바닥 위 고스란히 놓인 잎들
오늘도 지고만 생명들을 떠올리며
내 영혼에도 따스한 슬픔 하나 툭
땅에 떨궈진 잎도
어찌하여도 생명이거늘
잎들 앞에 쪼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조심스레 집어 들어
손바닥에 가지런히
조용히 눈을 감고
마음의 온기와 정성을 담아
잎들과 함께 져버린 생명들에
위로와 명복을 전한다
마음 속 여백에 풀어놓은 작은 언어 조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