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싫다. 광주 우리 역사가 증오스럽다. 80년 5월. 잔혹한 살인이 만든 처절한 절망. 인간이 완전한 동물로 돌아간 그때. 그러나 세상은 그때 아무렇지도 않게 돌고 있었다. 그 아픈 기억 속에 지금도 억지로 살아가는 사람들. 육체 다 사그라져 깊은 통증 시달리고, 정신 병들어 트라우마에, 헛것 보며, 미쳐서 지금도 그때처럼 죽어가고 있다.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드는 지금. 난 가슴을 쓸어내리는 찬 기운에 떨고 있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