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움직이게 만들어

사랑의 성질은 부지런함이 분명해

by 생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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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원을 걸으며 운동을 하는데, 흙바닥에서 새순이 터져 나오듯 자라난 것을 보았습니다.

봄은 봄인가 봐요. 풀잎들이 온몸을 내뿜으며 자라고 있더라고요.


공원을 한 바퀴 돌면 딱 오 분인데 그 새순을 한 번 보고 또 오 분 동안 한 바퀴 돌고 와서 또 한 번 보게 되더군요. 그새 눈에 보일 만큼 자라지는 않겠지만, 새순을 보기 위해 자꾸만 몇 바퀴씩 돌게 됩니다.


얼마 전에 비가 많이 왔었죠. 많이 걱정했어요. 혹시나 새순이 비바람에 흔들리지는 않았을까, 빗물이 식물에게 좋다고는 하지만 너무 세게 맞아서 꺾이지는 않았을까,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다음 날 또다시 운동 겸 새순의 생존 확인을 위해 달려갔고 새순은 너무도 건강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의 다음 날도 새순을 보러 갔어요. 운동을 할 때에도 새순을 중심으로 몇 바퀴를 돌자, 라는 마음으로 움직이게 되더라고요.


참 신기하지 않나요. 마치 어딘가에 두고 온 것이 있는 사람처럼 자꾸만 마음이 기울어요. 게다가 사람이 부지런해지기까지 하다니. 사랑에는 부지런한 마음이 숨어있는 것 같아요.


여러 마음 중에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으면서도 한 번 얼굴을 드러내면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마음. 그게 사랑이겠지요.


전 내일도 새순에게 인사하러 가려고요. 그 이파리들이 건실한 나무가 될 때까지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일단 내 무릎까지 큰다면, 그땐 내 몸도 건강하게 쑥쑥 자라 있겠지요.


기대하고 있어요. 서로의 건강이 눈에 보일 때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사랑을 하며 애틋하게 살아남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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