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나도 엄마 사랑받고 싶어 (9)

9화 - 엄마의 미소

오전에 있었던 일로 엄마의 기분이 상했을까 봐 걱정되었다.
나는 얌전히 엄마 곁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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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엄마는 기분이 좋아 보였다.
콧노래를 부르며 담뱃잎을 따는 모습이 평소와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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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걱정이었다.
나는 엄마의 콧노래에 맞춰 꼬리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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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기분 좋으면 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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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롱아. 며칠만 더 일하면 밥솥 살 수 있으니까 읍내 가서 네 목줄도 같이 사다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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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작업 장갑을 벗어놓고 나를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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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은 뜨거웠지만 엄마 품은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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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따르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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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늘 남아서 일 더 해주실 수 있는 분 계시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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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오빠가 흙먼지를 날리며 자전거를 멈춰 세웠다.
아줌마들이 하나둘 허리를 펴며 현우 오빠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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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허리 아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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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왜 이렇게 더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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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 더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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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운 날씨에 몸이 잘 익은 담뱃잎처럼 축축 늘어졌다.
말할 기운도 없어 대화도 안 하고 작업하던 아줌마들의 입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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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안에서 담뱃잎 엮는 일이라 지금처럼 안 더운데."

현우 오빠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우리는 살림도 하는 사람들인데 저녁에 가서 밥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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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 엄마가 투덜거리자 다른 아줌마들도 동의 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고개를 숙이고 손만 꼼지락거렸다.
남아서 일하고 싶지만, 할머니가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 망설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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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꼭 데리고 오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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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우 오빠의 동그란 두 눈은 당황해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엄마는 여전히 고민되는지 몸을 움찔거렸다.
당장이라도 손을 번쩍 들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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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옥정이가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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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름이 호명되자 엄마의 어깨가 움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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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이 품삯 모아서 밥솥 산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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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 엄마가 단호하게 말하고 다시 제 할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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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줌마가 너희 엄마한테 잘 말해놓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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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다 싶어 철수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어지간히 남아서 하기 싫은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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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정아 이따 시간 맞춰 데리러 올게."

현우 오빠는 달콤한 말을 남기고 사라졌다.
엄마는 고개를 푹 숙이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나는 습관적으로 엄마 옆으로 가 표정을 살폈다.
엄마의 입가엔 미소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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