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나도 엄마 사랑받고 싶어 (10)
10화 - 두 얼굴의 사나이
"영숙 엄마 고생했어."
"그래. 내일 보자고."
일을 마친 아줌마들은 빛의 속도로 사라졌다.
평소였으면 엄마도 서둘러 집에 갔을 것이다.
엄마는 길 저편을 힐끔 쳐다보며 천천히 주변을 정리했다.
따릉 따릉.
아줌마들이 거의 다 떠났을 때 현우 오빠가 등장했다.
"옥정아. 가자."
"응. 오빠."
"잠깐."
엄마가 서둘러 자전거에 올라타려고 하자 현우 오빠가 손을 들어서 막았다.
"너 옷에 흙 좀 털어."
"아, 알겠어."
엄마의 얼굴이 단숨에 붉어졌다.
엄마 무안하겠다.
현우 오빠는 저렇게 단호하게 할 얘기인가.
탁탁탁.
엄마가 빠르게 손을 놀려 옷을 털었다.
엄마의 민망한 얼굴은 또 다른 의미로 빨개졌다.
"캑캑. 먼지 다 나한테 오잖아."
"미안해."
고개 숙인 엄마의 모습은 서서히 어둠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빨리 타. 해 떨어지겠다."
"응."
"허리 잡지 말고 내 옷 잡아."
엄마가 자전거 뒤에 올라타자, 현우 오빠는 또 한 번 소리 질렀다.
확실히 낮에 실실 웃으며 부탁하던 현우 오빠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유 없이 타박하는 모습에 내가 다 민망했다.
"잠... 잠깐만."
곧 자전거가 출발했지만, 엄마의 외침에 얼마 가지 못하고 멈췄다.
"왜? 나 빨리 집에 가야 한단 말이야."
순간 욱하고 튀어나온 현우 오빠의 목소리에서 배려심을 느낄 수 없었다.
"다롱이도 데려가야 하는데."
톡 쏘는 현우 오빠의 목소리와는 달리 엄마의 목소리는 기어들어 갔다.
"다롱이가 누군데?"
"내 강아지."
"알아서 따라오라고 해."
차가운 말을 남기고 현우 오빠는 다시 패달을 밟았다.
"왈!"
그래! 내가 뛴다, 뛰어!
엄마는 현우 오빠의 옷자락을 붙잡고 아슬아슬하게 뒤를 돌아보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자전거 위에 엄마는 위태로워 보였다.
나는 엄마가 불안해하지 않게 온몸에 털을 날리며 달려갔다.
내가 덩치가 있는 강아지였다면 단번에 현우 오빠를 물어버렸을 건데.
다음에 또 엄마에게 날 선 말을 뱉는다면 현우 오빠의 발가락이라도 깨물어야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