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 나도 엄마 사랑받고 싶어 (16)
16화 - 미안해
'엄마, 다롱이는 몇 살까지 살았어?'
'글쎄.'
엄마는 밥그릇에 물을 부으며 왜 물어보냐는 눈빛을 했다.
'그냥. 다롱이랑 어떻게 헤어졌나 궁금해서.'
'교통사고였어.'
'아......'
그 말을 끝으로 엄마와 나는 식사를 마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랬지.
다롱이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했지.
그때가 지금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대문을 박차고 나간 엄마 앞에 낡은 트럭이 위태롭게 달려오고 있었다.
"왈왈왈!"
나의 찢어질 듯한 목청에 엄마는 움찔하며 발걸음을 멈췄다.
끼익. 쾅.
순식간에 세상이 뒤집혔다.
나도 멈춰야 했는데.
그래도 엄마가 안 다쳐서 다행이야.
축축한 머리를 들 수 없어 그대로 누워 까만 길 저편을 바라보았다.
눈이 자꾸 감긴다.
엄마. 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다롱아! 일어나! 죽으면 안 돼!"
소중하게 품고 있던 엄마의 밥솥이 집 앞 도랑에 빠져 있었다.
울지 마. 엄마.
눈꺼풀을 힘껏 들어 올렸다.
엄마의 발이 보였다.
눈동자를 최대한 굴려 엄마의 얼굴로 시선을 옮겼다.
'아......'
트럭의 전조등 때문에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미안해. 엄마.
나 이제 알았어.
엄마는 사랑받지 못해 사랑하는 방법을 몰랐던 거였어.
나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 사랑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내가 못 알아봤어.
울부짖는 엄마의 목소리가 멀어져 간다.
감긴 눈은 더 이상 뜨기 힘들었다.
이길 수 없는 잠이 쏟아졌다.
나 여기서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거야?
끝인 건가.
더 이상 엄마를 볼 수 없는 건가.
모르겠다.
일단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