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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위에 글 Nov 05. 2024

그대 가시는 날

이제 볼 수 없음을 알기에

한참 동안 그대 얼굴 바라보고 싶지만

젖은 눈가에 아련함이 전해질까

차마 바라보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이제 느낄 수 없음을 알기에

손 내밀어 그대 손 꼭 부여잡고 싶지만

떨리는 손에서 애틋함이 전해질까

차마 그 손 내밀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이제 들을 수 없음을 알기에

말을 건네고 싶지만

메마른 입술에서 공허함이 전해질까

차마 건네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이제 붙잡을 수 없음을 알기에

인사말을 전하고 싶지만

짧은 인사말에도 그리움이 전해질까

차마 전하지 못함을 용서하세요


그대 가시는 날

욕망으로 그대를 붙잡을까

바보처럼 동동거리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를


부디

기억에 모퉁이라도 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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