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거리만큼
나란히 놓인 커피 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서로를 바라본다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무거운 침묵은
커피 향이 채우는 공간에 내려앉고
그저 아무 말 없이
애꿎은 커피잔만 만지작 거리며
연신 메마른 입술만 깜박인다
침묵의 올가미 속에서
마주 보던 시선은
그대로 커피잔에 떨어지고
의미 없이 보내는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긴 침묵을 깨고
시간의 틈새 속에서
사랑은 원망으로 빠져나가고
원망은 다시 그리움으로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