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슬프면 슬픈 대로 내버려 두는 것.
지금은 그게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다 괜찮아질 거라고 말하는 것도 좋고,
씩씩하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그저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아직 나에겐 애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단 걸 느꼈다.
나는 요즘 마음 한 켠에 억눌려 있던,
내 감정과 만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감정은 충분히 해소되지 못한 채로
마음 한 켠에 남아있던 억눌린 슬픔이었다.
숨 죽이고 있던 나의 슬픔은
분주함으로부터 잠시 벗어난 순간,
사람들로부터 멀어져 오롯이 혼자가 된 그때 비로소
고요함 속에서 살며시 나를 찾아왔다.
슬픔은 나를 어디론가 데려갔다.
거기엔 흐르지 못한 채 고여있는 눈물이 있었다.
나는 내 슬픔을 끌어안고 그 자리에 고여있던 눈물을 한참 동안 쏟아내었다.
음악을 듣다가 울컥,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또 울컥,
길을 걷다가 떠오른 생각에 또 그만 울컥.
나는 나 자신을 위해 기꺼이 이 슬픔에 잠기기로 했다.
복받쳐 오르는 이 감정은,
쏟아내고 싶어도 쉽사리 마주하기 어려운 것임을 이젠 알기 때문이고,
흐르는 이 눈물도 아무 때나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이젠 알기 때문이다.
비가 오던 날,
나는 내리는 비를 맞으며 길 위를 달렸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옷이 축축이 젖어들고
내 마음도 덩달아 촉촉이 젖어버렸다.
그날 나는 젖은 옷을 입은 채로,
거실 탁자 앞에 한 참을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며 야옹야옹 인사하는
우리 킹콩이(우리 집 냥이)를 끌어안고 울었다.
킹콩아… 킹콩아… 나 마음이 너무 아파.
흐느끼는 내 품 안에서 가만히 나를 바라봐주는
그 따뜻한 생명체의 온기에서 나는 조금 위로를 받았다.
실컷 울고 난 뒤에, 조금은 후련해진 듯
후~ 하고 깊은숨을 내쉬었다.
나는 나를 찾아오는 이 슬픔을 미워하지 않겠다.
그것은 아직 아파하는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슬픔이 나를 찾아올 때마다,
나는 그 슬픔을 마주 보고 따듯하게 끌어안아주겠다.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진실한 애도이기에.
슬퍼도 슬퍼하지 못하는 이에게,
고요함 속으로 들어가 당신의 슬픔과 마주할 수 있길.
이 글로써 작은 위로의 인사를 건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