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서 싸우다

#14

by 나의해방일지

요즘 운동에 미친 듯이 몰두하고 있다. 매일 퇴근하고 헬스장에서 웨이트를 한 시간 정도 하는데, 운동하는 것만으로는 체지방률이 떨어지지 않아서 식단을 병행하게 되었다. 하루에 딱 한 끼만 식단을 하는데 점심에 식단을 하는 날은 회사 근처 샐러드 가게를 이용하고, 저녁에 식단을 할 땐 운동 후 집에 와서 다이어트용 야채수프(일명 마녀수프)와 닭가슴살을 먹는다.


또 매일 운동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아깝다(근손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프로틴을 사다가 저울에 달아 섭취해주고 있다. 이제는 슬슬 운동을 안 하면 몸이 근질근질(?)한 느낌이 들고, 헬스장에서 근육을 단련할 생각을 하면 정신 나간 놈처럼 살짝 설레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이 조금씩 몸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샤워 후 거울을 보는 시간이 늘어났다.

헬스장에서


세상에는 힘보다 인내심으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더 많다.



운동은 나 자신을 뛰어넘는 하나의 도전과 성취의 과정이다. 평생 써본 적 없는 근육을 활성화시켜서(근신경 발달) 할 수 없던 동작(예를 들면, 풀-업)을 해내는 과정은 진실되고, 끝내 그것을 해냈을 때 얻는 성취감은 짜릿하다.


인생에서 내 의지로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오직 하나, 나 자신이다. 그런데 나에 관한 것들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고 직관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몸이 아닐까 싶다. 그러므로 자신의 운명과 맞서 싸울 준비가 되었다면, 가장 먼저 부딪혀 맞서야 하는 대상은 바로 나의 몸뚱이다.


뭔가를 이루고 싶으면 먼저 체력을 길러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드라마 <미생> 중


건강한 사람에게는 오만가지 걱정이 있지만, 건강을 잃은 사람에게는 단 하나, 건강에 대한 걱정만이 남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므로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나는 결혼 후 오랜 시간을 비만으로 살았다. 턱이 보이지 않고 배가 불뚝 나와서 음식을 흘리면 배 위에 떨어지는 지경에 이르러서도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던 남자, 불과 일 년 즈음 전의 내 모습이 그러했다. 건강검진을 하면 지방간, 대사증후군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유부남이라는 핑계로,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고 내키는 대로 먹으며 몸을 방치했던 나는 이혼 후 가장 먼저 이 못난 몸뚱이부터 바꿔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때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10kg 정도 체중감량을 했다. 아직 목표 체중에 달성하려면 체지방을 4kg 정도 더 감량해야 하지만, 목표했던 체지방률(19% 이하)은 최근에 달성했다.


체지방률 조절에는 러닝도 큰 기여를 했다. 사실 러닝은 운동을 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한동안 혼자 지내는 시간이 너무 우울하고 외로워서, 그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 하다 보니 루틴이 되었다. 6월부터 달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누적 120km 정도를 달렸다. 처음에는 1km를 8~9분 페이스로 주파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3km를 킬로당 6~7분 페이스로 달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평지만 뛰는 게 아니라 하체에 자극을 주고 싶어서 남산을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힘들지만 산 정상에 오르고 나면 그만큼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나이키 러닝 앱 ‘25년 통계



나는 운동을 할 때 무조건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착용하고 노이즈캔슬링 기능을 이용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음악을 듣는다. 그렇게 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무아지경에 빠져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근육이 바들바들 떨리는 순간마다 이렇게 속으로 되뇐다.


‘나는 내 운명과 싸워 이기기 위해 태어났다.’


인생을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방법은 단순하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될 때까지 하면 된다. 문제는 뭔가를 꾸준히 해나갈 의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 될 때까지 하는 끈기를 갖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결국, 원하는 삶을 살려면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야 한다. 자기 자신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자만이 운명을 개척할 수 있다. 이제 나는 운명에 맞선 싸움을 시작했다. 나의 싸움은 이것이다.


여기에 머무를 것이냐,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것이냐.

두려워 도망칠 것인가, 아니면 용기 내 도전할 것인가.

포기할 건가, 아니면 끝까지 해낼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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