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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영희 Jun 17. 2020

노년의 행복 법칙

조금 덜 원하고 덜 희망하고, 조금 덜 후회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

우리의 전 생애는 기도와 투쟁의 긴 밤이며
하느님께 축복을 구하는 기도와 그것에 대한 동경 안에 머무는 밤입니다 – 베네딕토 16세

1, 노년의 행복 법칙

은퇴란 이미 사회에 대한 모든 의무를 다하고 자연인으로 돌아와 어떤 구속도 받지 않게 된 시기를 말한다. 완전한 휴식과 자유를 가진 시기이며 할 일을 모두 끝낸 사람에게 주어진 축복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지금의 우리는 전대미문의 긴 수명을 원하든, 원하지 않든 살아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예전의 노년은 지금의 장년에 해당한다. 또한 현재의 사회 환경에서 은퇴는 빨라지고 수명은 연장되어 은퇴 후의 기간은 급격히 길어지고 있다.


너무 오래 살고 싶지는 않아요, 병들고 추해지기 전에 죽고 싶어요. 몇 살까지 살고 싶으냐는 질문에 흔히 들을 수 있는 대답이다. 그런데 인간이 180살까지 살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 그것도 건강하고 즐겁게, 그러면서 그에 대한 현실적인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방탄 커피 창시자, 실리콘밸리 괴짜 CEO 데이브 아스프리는 자신의 희망(기대) 수명은 180세이며, 그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최근에 발간한 그의 저서 '슈퍼 휴면'에서 밝히고 있다. 그가 밝히고 있는 노화와 장수의 비밀은 현대의 최첨단 기술과 지식에 근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급진적인 주장의 실현 가능성은 논외로 치더라도 현대의 기술혁명이 인류의 수명연장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임은 부인할 수 없다.  실제로 지금도 90이 넘어서도 사회에 기여하며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는 실례를 목격하곤 한다.

                       


명실상부 제2의 인생이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는 가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인생에는 패자 부활전이 있다고 믿는다. 사람의 운명은 알 수 없는 것이다. 오늘 내가 비참한 상황에 있어도 내일은 또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따라서 죽음을 기다리면서 무료하고 활기 없게 보낼 것이 아니라 이때부터 진정한 자기 인생이 시작됨을 깨닫고 적극적으로 행복한 제2의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오직 현재라는 시간을 충실하게 자기답게 살아 인생의 후반기를 축복받은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 은퇴 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후대책이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노년교육연구회에서 펴낸 ‘은퇴 수업’에 나와있는 한국노인의 유형이다

괘종시계형- 엄격한 자기 관리와 통제 – 안정적 긍정적 – 틀에 박힌 생활 패턴 유지

                – 무료전철 선호
멀티플레이어형 – 노화를 부정하고, 청춘임을 주장, 노화로 인한 변화를 용납하지 않는다
공수래공수거형 – 노화를 부끄러워하고 외부와의 접촉 제한 - 더 이상 아등바등하지 않겠다
독불장군형 – 욕심과 집착으로 무장
한오백년형 – 늙으면 죽어야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회한과 절망
저녁노을형 - 성숙한 낙관주의


대부분은 1개 이상의 유형에 해당되는 복합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괘종시계형과 저녁노을형의 혼합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말하면 "흠, 아직도 자신을 모르고 있군. 멀티플레이어형과 독불장군형이 혼합된  형이라고 생각해!"라고 속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흔히 노년에 행복하려면 건강, 돈, 가족, 취미 등의 기본 요소의 충족 여부에 달려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건강과 돈이 단연코 모든 이들의 행복 조건 1~2순위에 오른다. 여기에 친구, 일 등이 더해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자존감과 나눔 또한 은퇴 후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밖의 요소로는,
1. 중년의 ‘정체성’ 확립
2. 진지한 성찰과 성숙한 낙관주의
4. 자신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배려
5. 자신만의 자유(혼자만의 특별한 시간)와 타인과의 친밀한 관계 
6. 일 과 여가의 조화
(출처 : 3RD 에이지-     )

얼마 전 신문에서 미국의 81세 유명한 정신의학자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그는 최근에 암에 걸렸음을 알았고 그것이 이미 온몸에 퍼져 희망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저명한 의학자였으며 동시에 많은 글을 발표하고 있었다. 자신의 현 상황을 묻는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죽음이 두렵지만 사랑하고 사랑받은 삶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크다.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이 지구에서 지각력 있는 존재이었으며 생각하는 동물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큰 특혜와 모험이었다. 이것이 삶의 끝은 아니다. 반대로 나는 살아있음을 강렬하게 느끼고, 그 시간에 우정을 깊게 하고, 사랑하는 이들과 작별하고, 더 많이 쓰고, 힘이 닿는다면 여행도 가고, 이해와 통찰력을 높이기를 희망한다.” – 6개월 후, 그의 부고가 신문에 실렸다.

인간은 죽는다. 가장 확실한 진리다. 남아있는 유한한 시간을 생각하면 건강과 돈 같은 외적인 조건이 중요하긴 하지만 절대적 관심사가 될 수는 없다. 많은 부분 자족하는 마음만 갖는다면 대부분의 경우 풍족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남은 시간 동안 유지할만한 건강과 재물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못하더라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다. 의지와 열정만 있다면.  그 의지는 어디서 오는가. 자존감에서 온다고 나는 믿는다. 삶과 인간에 대한 깊은 내면으로부터의 통찰, 삶의 유한함과 덧없음, 그리고 가치 있는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지혜로부터 오는 자존감.

우리는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다. 앞으로도 세상과 사회에 기여하고 자기 몫의 책임을 지고, 삶을 바로잡고,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가능하다면 돕고 싶다는 희망. 마라토너가 마지막 스퍼트를 하듯 최선을 다해 남은 시간을 살고 싶다는 의지와 열망을 갖게 되는 것이 노년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뤽 페리는 조화를 이루는 삶, 우리가 가꾸어야 할 지혜에 대해서 말했다.

조금 덜 원하고, 조금 덜 희망하고, 조금 덜 후회하고, 조금 더 사랑하라
행복하라, 행복하라 그리고 또 행복하라 ‘지금 여기서 우리 모두 다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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