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쓰지 않아요, 맥주도 마신답니다.

수능 2주전 학부모의 태도에 관하여

by sallala

수능이 2주..정확히 말해서 13일 앞으로 다가왔다.


자녀에게 감기를 옳길까봐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부모들도 있고, 온갖 이름난 명산으로 수능 기도를 드리러 다니는 사람도 있고, 블로그에 100일동안 매일같이 수능 기도문을 직접 써서 올리는 사람도 있다.

나와 친한 동료분은 아이가 수능 보기 전 한달동안 수능날 싸보낼 도시락 메뉴를 연습했다고 했다.


우리 아이는 편식이 심한데다가 원래부터 학교 점심 급식을 무겁게 먹던 아이가 아니라,

단팥빵 하나, 두유 하나를 싸가기로 했다.

전날 파리바게트에 들러서 단팥빵과 유리병에 담긴 두유를 사두면 된다.

혹시나 해서 수능 시계 하나를 더 사두었고, 주민등록증이 잘 있는지 확인해두었다.


그리고 나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주말이면 어김없이 맥주도 마신다.


평상시와 똑같은 루틴을 지키면서 평상심을 유지하는 것일까? 아니다.

나는 몹시 불안하고, 초조하고, 피로하다.

내가 직접 통제할수 없는 이 상황이 갑갑해서 나는 밤마다 이를 북북 갈아댄다.


나는 마스트를 쓰고, 맥주를 끊는 행위를 하는 대신에

침대 시트를 바꾸고, 청소를 하고, 국화를 사고, 옷장을 정리한다.

내가 통제할수 없는 상황에 매달리며 기도하고 염원하는 대신

내가 통제할수 있는 것들에 집착하며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된다.


그리고 강파르게 벼려진 내 정신을 위해

불안하게 고동치는 내 심장을 위해

맥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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