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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샐리 Dec 24. 2021

바이 바이 2021, 헬로 2022

2021년을 회상하며 2022년을 준비하기

    어느 해가 안 그렇겠냐만은 나에게 2021년은 특이했다. 코로나 탓도 있지만 그것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변화가 많은 해였다. 23년 만에 처음으로 부모에게서 독립해 자취를 하게 되었고 반년이 지나지 않아 또 이사를 했다. 무엇보다도 글을 읽는 것은 좋아하지만 글쓰기와는 연이 없던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던 2021년, 연초에 세운 목표들을 잘 지켰는지 확인하고 다가오는 2022년의 목표도 세우고자 한다.






2021년 돌아보기



1. 건강

-운동: 2020년 하루 평균 걸음 수가 994 걸음인 것에 비해 2020년은 2배가량인 2068 걸음을 걸었다. 2068걸음도 많은 걸음 수는 아니지만 2020년에 비하면 많이 늘었다! 산책에 취미를 붙여서 이 정도라도 걸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래 정말 활동량이 적었기에 이 정도도 매우 만족스럽다.

하지만 홈트는... 본가에 살 때에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서인지 주 3회 이상 홈트를 했는데 자취 후에는 방도 좁고 의욕이 안 생겨서인지 홈트는 자취 후엔 거의 하지 않았다.

    홈트 한다고 운동복도 장만하고 요가매트도 장만했는데 겨우 몇 달 만에 그만둬서 돈이 너무 아까웠다. 그래서 가끔씩 PT 욕구가 찰 때마다 나는 홈트조차도 3개월을 넘기지 못한 사람이란 사실을 ^^,,되새긴다.

홈트를 하고자 노력한 흔적들

-식단: 식단이라고는 해도 나는 다이어트가 목표는 아니었기 때문에 닭가슴살...! 고구마..! 을 고집했던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 골고루 먹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샐리세끼록을 보면 알겠지만, 노력은 하였으나 100% 건강식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년에 비해 건강하게 먹었다. 일단 가공식품을 최대한 줄였고 입에 달고 살던 액상과당도 많이 줄였다. 식단관리는 자취를 하며 오히려 수월해졌다. 부모님과 살 때는 식단을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가 없지만 혼자 살면서는 매끼 모든 메뉴를 내가 결정한다는 것이 묘한 만족감을 주었다.

    다이어트가 목표는 아니지만 몸무게만큼 눈에 보이는 변화도 없고 사실 신경이 아예 안 쓰이지는 않아서 몸무게도 신경을 쓰긴 했다. 하지만 몸무게 몇 킬로에 연연하지는 않았다. 나는 다이어트보다는 머리숱이 중요한 사람이다.

    일 년에 6kg면 많이 빠진 건 아니지만 힘 들이지 않고 조금의 생활 습관 변화만으로 빠진 거라 의미가 있다. 아, 허리둘레도 1, 2인치 정도가 줄었다. BMI는 정상이지만 아직 체지방률이 높아서 근력 운동도 해야 하는 것인가... 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비록 홈트는 망했지만 작년에 비해 유의미한 변화를 보여준 것 같다. 정신적인 건강은 수치로 나타내기가 어려워 목표에 넣지는 않았지만 산책이란 취미도 생기고, 신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더 건강한 한 해였다. 목표 달성!



2. 돈

-아끼기: 어릴 때 용돈을 너무 안 쓰고 저금만 한다며 일정 금액 이상을 쓰지 않으면 오히려 용돈을 줄이겠다는 말을 부모님께 들은 적이 있을 정도라 사실 아끼는 것에 대하여 큰 걱정은 없었다. 미국 자취러가 돈 아끼는 방법에서도 소개했다시피 내 나름대로 자취를 하면서도 돈을 아끼기 위해 노력했다.


-투자하기: 돈을 아낌과 동시에 투자 또한 신경을 썼다. 은퇴 준비는 입사 첫날부터 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기입할 수 있는 모든 은퇴 계좌를 max out 하기로 했다. 자동이체 혹은 월급이 통장에 찍히기도 전에 나가서 한번 세팅 해 놓고 나면 신경 쓸 필요가 없어 힘 들이지 않고 max out 할 수 있었다.

    은퇴계좌뿐만 아니라 brokerage account에서도 투자를 했고 자연스럽게 주식 관련 기사나 분산 투자에 대해서도 더 관심을 가졌다.


-공부하기: 호기롭게도 2021년에는 돈 공부를 공부를 하겠다 거창한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돈 공부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변동성에 관심을 갖고 그에 관련된 기사를 보거나, 관련 토픽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듣거나 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


    돈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알려고 노력한 한 해였다. 뿐만 아니라 배운 것을 실천할 수 있어서 재미도 있었다. 돈이 많고 적고를 떠나 돈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기에 이 정도면 목표 달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3. 자기 계발

-회사 일: 열심히 했다. 신입이라 뭐가 맞는지 틀리는지도 모르는 채로 일을 했지만 무엇이던 열심히 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미국 회사에서 인정받는 신입사원이 되는 법이라는 글에서 다뤘지만 뭐가 뭔지 모르는 와중에도 잔머리 굴려가며 나름 노력했다.


-이직: 지금 회사에 만족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회사가 날 평생 책임져 주지 않을 것이란 불안이 남아있다. 그리고 점점 이 회사 일에 익숙해지고 잘하는 것이지 실력 자체는 퇴보하는 느낌이 들어 이직을 목표로 했다.

글에서 봤듯 몇 차례 이직에 도전했고 인터뷰도 봤으나 아쉽게도 좋은 소식은 없다. 한 두세 달 간은 주말에 코딩 스터디도 하고 leetcode 문제도 몇 개씩 풀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나름 노력했으나 아직 부족함을 많이 느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 같다. 특히 이직 관련해서 내가 실력적으로 많이 부족하구나를 뼈저리게 느꼈고 취직이라는 게 얼마나 운이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 지금 회사 취직에 평생 운빨 다 썼나,,,








2022년 새해 목표

    2022년 새해 목표도 건강, 돈, 자기 계발로 나눠서 세우려고 한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강! 2022년은 2021년보다도 더 많이 걷고 싶다. 산책은 건강에도 좋지만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적이라 꾸준히 산책을 할 생각이다. 또 올해도 그랬듯이 내년에도 영양소를 고려해가며 건강하게 매일 세끼를 챙겨 먹으려고 한다. 칼로리나 성분까지 고려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과식하지 않고 가공식품, 액상과당 피하고, 탄단지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면 될 것 같다. 거기에 체지방도 뺄 것이다. 지난 일 년간 몸무게는 빠졌지만 빠진 게 근육이라면 의미가 없으니까 이번에는 아예 체지방만 3%를 빼는 목표를 세울 것이다. 그러려면 산책만으로는 택도 없고 어떤 식으로든 웨이트를 해야 하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차차 생각해 봐야겠다.


    다음 카테고리인 돈! 2021년 동안 대략 세후 월급의 70%를 저금/투자한 것 같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한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부수입과 오버타임 덕분인 것 같다. 그보다 저축률을 올리려면 지금보다 꽤나 많이 아껴야 하는데 지금도 나름 아끼는 편인데 더 하려면,, 그건 너무 힘들 것 같다. 파이어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가 괴롭지 않은 정도를 하고 싶은 거지 내가 괴로운 파이어는 굳이 하고 싶지 않다.

    또한 2021년보다 현실적인 버짓을 세우고 그를 따를 것이다. 2021년의 버짓은 너무 아무것도 모른 채 추측만으로 세워서 돈을 더 줄여도 되는데 많게 책정한 분야도 있고 더 돈이 많이 드는데 너무 적게 예산을 잡은 분야도 있다. 그래서 2021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정확한 예산을 세워 지키는 것이 목표다.

    올해 그랬듯이 돈/투자 공부도 계속할 생각이다. 돈 공부는 평생 숙제라 매년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주식 수익률이나 더 적극적인 투자를 목표로 세우기엔 내가 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 포함하지 않았다.


    마지막인 자기 계발. 내가 가장 지키기 힘들어하는 분야다. 나는 세상이라는 파도에 두둥실 떠다니는 해파리가 되고 싶은데 자기 계발은 나를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백조가 되길 강요한다. 게으르고 성취욕도 의욕도 부족한 나와는 잘 안 맞지만 해파리 되려다가 바다에 가라앉아 버릴 까 봐 무서워 어쩔 수 없이 노력해야 함을 안다.

    여하튼 첫 번째 자기 계발 목표는 아이러니하게도 취미 생활이다. 취미도 의욕과 에너지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대학 시절에 깨달았다. 분명 즐겨하던 취미들이 하나씩 재미 없어지고 하기 싫어지는 걸 느끼며 너무 속상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꼭 지금 있는 취미만큼은 절대 지키겠다 다짐했다. 여행은 항상 좋아했지만 2021년에 산책글쓰기라는 취미를 새로 발견했다. 특히 글쓰기는 평생 생각도 해보지 못했던 취미인데 우연한 계기로 브런치에 글을 쓰게 되어 참 잘 됐고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실 브런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파이어에 대해서 쓰고 싶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20대 초중반의 파이어에 관심을 갖는 내 또래들도 분명 있을 텐데 소수다 보니 정보가 적어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그 생각엔 변함이 없지만 그보다 좀 더 캐주얼하게 나의 일상, 고민, 감상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이 되었다.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이민을 왔기 때문에 한국어 능력과 맞춤법 (관련해서 트라우마가 있긴 한데 기회가 되면 다른 글에서 다뤄보겠다)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한국어로 글을 쓰는 것도 부담스러웠지만 맞춤법 검사 덕분에 어찌어찌 읽을만한 글을 써내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부자연스러운 문장을 더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방법을 몰라 그대로 발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취미는 특기가 아니고 하면서 내가 즐겁고 행복하다면 그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 생각하기에 2022년에도 브런치에 꾸준히 내 삶을 기록할 것이다. 

    두 번째 자기 계발 목표이자 아마도 제일 어려울 것 같은 leetcode 연습이다. 주 1회 1시간이면 절대 길거나 벅찰 스케줄이 아니지만 코딩에 큰 재미를 못 느끼는 나에게는 조금 힘들 수도 있겠다 싶다. (전공을 돈만 보고 결정한 탐욕스러운 자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면 이  참고) 분명 공대, 특히 컴퓨터 사이언스가 취직이 잘 되는 전공인 것은 맞는데 공부를 계속해야 한다. 언제까지? 은퇴 그날까지. 어쩌면 나 스스로가 이 업계에서 오래 못 버틸 것이란 걸 알기에 파이어에 더 집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2021년이 아직 한주 정도 남았지만 나는 오늘부터 휴가고 내일 비행기에 몸을 싣기에 오늘 발행하게 되었다. 원래부터도 기록을 좋아했지만 무분별한 다수가 볼 수도 있는 글을 쓴다는 건 아직도 어색하고 낯간지럽지만 동시에 설레는 기분도 든다. 많은 플랫폼 중에서 브런치를 선택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정제된 형태의 반응을 받고 또 글을 씀과 동시에 독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서 여부터였는데,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들뜨고 설레는 연말, 이 글을 읽는 모두가 행복하고 따뜻한 마무리를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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