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주 Nov 20. 2023

미용실을 더 자주 가는 40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새치

미용실에 앉아 있는 시간은

겪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꽤나 지루하고 피곤한 시간이다.

젊을 때야 예쁘게 나를 꾸미고 싶으니 머리를 볶아도 보고 펴도 보고 그런 날이면 화장까지 예쁘게 하고 룰루랄라 약속을 잡곤 했다.


펌 이든 뭐든 요즘 미용실에 생각 없이 앉으면 커트비 추가에 영양 추가 등등 20만 원 정도는 우습게 든다. 잘못하면 호구가 되기 쉬운 곳이 미용실이다.

또한 2시간 또는 길게는 한나절  정도는 기본으로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고충도 있다.


나이를 먹고 나니  펌을 한다거나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기 위해 미용실을 가는 일은 나에게 연례행사가 되었다.

아이 키우며 바쁘게 살다 보니 치렁치렁 내려오는 머리카락도 귀찮아 질끈 묶고 다니는 게 일상이 된 마당이다. 머리카락이야 그냥 기를 수 도 있는 거고 머리 못 한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니 가끔 커트나 하면서 살려고 했다.

솔직히 머리를 하는데 20만 원씩 쓸 돈도 없을뿐더러 미용실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을 여유도 없었다.


하지만 이런 내가  미용실을 무려 

한 달에 한 번씩이나 간다.


새치가 이 몹쓸 새치가..


몇 년 전부터 급격히 늘어난 흰머리는 이제 족집게로 뽑아 해결할 수준을 넘어섰다.

이제 멋 내기 염색이 아니라 새치 염색을 해야 할 정도라 일 년 전부터 단골 미용실을 정해 새치 염색을 한다.

한 달에 한번 가는 미용실도 바쁘고 귀찮아 집에서 염색이란 걸 해보았지만 힘만 들고 제대로 염색이 되지 않아 결국 미용실을 가게 되었다.


왜 흰머리까지 빨리 나서..

머리카락은 왜 또 이렇게 빨리 자라서 염색 한 지 조금만 지나도 희끗희끗, 반짝반짝 흰머리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가난한 집 제사 돌아오듯

빠듯한 집 마나님(나) 흰머리 자라나듯


흰머리를 그냥 둘까도 생각해 봤으나

사회생활 하면서 더군다나 아이들 만나는 일을 하면서 하얗게 샌 머리로 철없는 아이들에게 할머니 같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또한 흰머리를 그대로 둔 채 사회생활을 할려니 자기 관리를 안 한다는 느낌을 주게 될 것도 같고

이 흰머리가 나이를 더 들어 보이게 만드는 몹쓸 역할을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나이 들어 보이길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다.

나도 위에 이유로 결국 염색이란 걸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새치 염색은 색깔이 정해 져 있다. 가장 밝은 색을 고른다 해도 일반적으로 멋을 내기 위해 하는 염색과 차이가 많다.


흰머리만 아니었음 머릿결 상하고 눈에도 안 좋은 염색 하러  미용실을 자주 갈 일도 없었을 텐데 나이가 드니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한다.

나이 들어 좋은 건 하나도 없다는

친정아버지의 말이 떠오른다.


그렇게 나는 새치 때문에 매달 미용실에 앉아 신선 놀음 하는 신세가 되었다.






이전 03화 배 아파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