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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주 Nov 20. 2023

배 아파 낳아 지갑으로 키운다. 1

교육비

아들이 어느 날 꿈속에서 말했다


어머니 그간 학원비 대주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이제 저 혼자 공부해서 성공해 볼 테니

제 학원비로 어머니 배우고 싶다고 하신 골프나 배우러 다니세요.


이 꿈같은 얘기는 그냥 꿈일 뿐이다.


아이들도 엄마 배속에서  온 힘을 다해 나와 울음을 터뜨리는 그 순간부터 경쟁상황에 놓이게 된다.

보통 3 ~4살부터 어린이집이든 유치원이든 사설 기관에 맡겨져 거의 다 자랄 때까지  배우고 익히게 되며 그 후에는 또다시 재사회화를 위해 배우고 익히기를 반복하며  일생을 보낸다.



대개 아이의 초등학교 시절에는 금수저 집안이 아니고야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교육비가 지출된다.

아이들이 공교육 외에 받는 교육은 예체능, 수학, 영어 학원 정도이고 혹시나 아이의 특기를 살려주겠다는 명목하에 예체능 중 하나의 전문 사설 기관에라도 보내게 된다면

상상 이상의 교육비가 수반될 수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야구를 좋아하던 남편이 둘째의 정서 함양과 더불어 아이가 크면 같이 사회인 야구를 할 큰 꿈을

품고 지역 리틀야구단에 아이를 입단시켰다.

리틀야구 시스템에 관해서는 무식자였던 나와 남편은 교육비 이외 그렇게 많은 부대 비용이 들어갈지는 생각도 못했다.

아이가 정규 리틀 야구단을 졸업할 때까지  이년 동안 월급쟁이 남편과 프리랜서 아내인 나는 둘의  월급 내에서 충당하기 버거운 비용자식의 특기를 위해 열심히 벌어 아낌없이 바쳤다.



아이가 중학생 이상이 되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

중간쯤 하는 아이

못 하는 아이 세 부류로 나눠진다.

본격적인 교육비 지출은 지금부터다.

잘하는 아이는 과목 선행 과외 나 학원은 기본이고 본인의 꿈에 맞는 고등학교나 대학 진학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게 된다. 교육 컨설팅, 자소서 컨설팅, 면접 준비 학원 등 여러 곳을 거치며 도움을 받고 스펙도 쌓아 간다.

개천에서 용 안 나온 지 오래됐고

강남 사는 아이의 인서울 진학률이 높은 건 다 나름에 이유 있는 통계라 할 수 있다. 


공부를 중간쯤 하는 아이와 아예 못하는 아이 역시  공부를 잘하는 아이 정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수 있겠지 유의미한 수준의 교육비가 지출되는 건 마찬가지다.


이유는 조금만 더 하면 잘할 것 같아서 또는 너무 못하니 학원이라도 안 보내면 이 정도도 못할까 봐 교육비 지출이 가성비면에서 좋지 않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포기가 안 되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성적을 위해 이 방법, 저 방법을 다  써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교육비 지출이 줄어들 수는 없게 된다.


안타깝게도  내 아들은 후자의 경우다.

부모만큼은 할 줄 알았더니 어디서 집안 꼴통 철수, 영수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는지 놀 때도 놀고 공부할 때 도 놀며 사람을 미치고 환장하게 만든다.

시험 후 상상 이하의 점수 들이 문서에 타이핑 되어 성적표라는 보고서로 내 앞에 나타나면 갑자기 사는 낙이 없어지곤 한다.


자존감은 끝도 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아이의 성적이 대부분의 얘기 주제가 되는 또래 모임에 나가기가 극도로 싫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 입장에서 자식의 학업은 미치도록 포기가 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래서 슬프고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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