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내 망막
병원을 옮기기로 결심한 후 병원 찾아 삼만리가 시작되었다. 물론 웹으로 검색~~
하지만 그 보다 중요했던 것은 멘털 관리였다. 인터넷에 올라온 다양한 병원 정보를 둘러보며 망막 박리 사례들을 접하게 되었다. 내 뇌는 부정적인 텍스트에만 꽂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인지 망막 박리의 나쁜 사례들에 유독 신경이 쓰였다.
간단히 망막 박리에 대해 알아보자.
망막박리는 안구 안에 붙어 있는 망막이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다.
♤망막박리의 종류
망막박리는 원인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열공성 망막 박리가 가장 흔하다.
(견인성 망막 박리 - 당뇨병 등의 질환에 의해 발생 /삼출성 망막 박리 - 염증, 종양 등에 의해 발생)
♤망막 박리 과정
우리 눈 안은 젤리처럼 탄력 있는 단백질로 채워져 있고 이것을 유리체라고 한다. 이름은 예쁘다.
하지만 이 유리체의 문제가 망막박리 원인 중 하나이다.
1. 노화, 근시 등으로 유리체가 젤리처럼 이 아닌 물처럼 변화하기 시작
2. 유리체가 젤리 형태에서 액화되며 안구 벽에 붙어 있는 망막을 잡아당기게 됨
3. 망막 변성이 시작되고 망막 열공(구멍)이 발생
4. 망막의 구멍으로 물이 들어가며 망막이 떨어지기 시작함 = 망막 박리
*정상 - 망막 변성 - 망막 열공 - 망막 박리
눈을 심하게 가격 당하는 경우 그 외력으로 망막 열공이 생기면서 박리가 진행되기도 한다.
복싱 시합 중 눈을 가격 당해 망막 박리가 발생한 선수도 있고
내 사촌 여동생은 어린 딸이 휘두른 효자손에 눈을 맞아 망막 박리가 생겼다.
또 싸움을 하다 망막 박리로 응급 수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젊은 혈기에 함부로 주먹을 휘두르다가는 큰일 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증상
무증상
비문증(필자는 점 한 개가 스토커처럼 시선을 쫓아다녔음)
광시증(눈앞에 번개가 치는 듯 번쩍 거리는 증상으로 필자는 겪어 보지 못했음)
시야 결손 등이 있다.
♤치료
광응고술 (레이저술)이 아니면 무조건 수술
♤수술법
1. 공막동률술: 눈밖에서 밴드를 감아 주는 수술법
주로 젊은 환자들에게 시행
2. 유리체절제술: 유리체를 제거하고 망막을 붙인 다음 가스 또는 기름을 넣어 망막이 벽에 붙어 있게 만드는 수술
재발률이 가장 낮음(논문 참고)
망막 박리 환자에게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이지만
수술 후 관리가 어려움
엎드려 있어야 한다 = 디스크 조심
수술 후 백내장 발병 가능성 아주 아주 높음 = 나이 든 환자의 경우 유리체 절제술을 하면서 백내장 수술을 동시에 하기도 함
거의 백내장이 수술 후유증으로 발병한다고 생각하면 됨
질병 정보를 제가 궁금했던 것 위주로 간단히 요약해 봤습니다.
서울의 유명 병원들을 알아보았다.
빅 5 병원은 말한 것도 없고 영등포 ○안과 역시 꽤 유명했다.
하지만 나는 울산에 살고 있고 서울 진료는 하루 휴가를 내야만 가능했다. 간혹 지방민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다. 병이 나면 무조건 서울로 가라는 말이다.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환자에게도 적용이 되나 보다. 하지만 수시로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을 원했기에 서울 쪽 병원은 모조리 고이 접어 넣었다. 나는 수시로 휴가를 낼 수 없었고 눈도 안 좋다는데 벌 수 있을 때 열심히 벌어야겠다고 단지 그 당시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한국망막학회 사이트에 들어가 우리 동네 망막 전문의 찾기를 통해 지역 내 망막 전문의를 검색해 보았다.
집 근처 큰 안과 전문 병원에 망막 전문 의사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안과 전문 병원이 있는 것도 모르고 살 만큼 나는 눈에 대해 무관심했다.
다음날 눈을 뜨자마자 그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병이 생긴 왼쪽 눈뿐만이 아니라 오른쪽 눈까지 함께 검사를 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검사 장비들로 수없이 많은 눈 사진들을 찍었다. 이 나이에 이런 검사를 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을 거야 하는 씁쓸한 생각이 몰려왔다. 하지만 처음 경험해 보는 다양한 검사 장비들로 인해 신뢰가 간 것도 사실이다.
검은 기계 속을 바라보고 있으면 초록 불이 번쩍 지나간다. 그리고 곧 암흑이 된다. 순간이었지만 잠깐의 암흑에도 공포가 밀려오곤 했다.
몇 가지 검사가 끝났다.
얼마 전 망막 박리로 레이저 시술을 했던 왼쪽 망막은 다행히 별 탈 없이 잘 아물고 있었다.
하지만 오른쪽 망막에도 문제가 있었다.
나는 또다시 레이저 실로 인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