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 고운 하늘에
추억이 서려 있다
날아가는 가을 새처럼
그리움 가득한
나뭇가지에 뻗은 단풍은
살랑살랑 손을 흔들고
산등성이에서 내려온 햇살이
마을을 비추고 있다
내가 너의 눈을 볼 때
나는 너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지
너의 웃음 속에 서린
아픔과 고뇌와
희망과 꿈을
역설적이게도 나는
너의 투지와
너의 투정을
부산스럽게도 나는
눈을 움직이고
1초로 1년을
1분으로 10년을
그래 그것이지
석양은 밤을 물들이고
고요한 퇴근길
고요한 나의 시간
거기에 나는 있고
거기에 나는 없고
어쩌면 마지막 밤
어쩌면 마지막 불빛
희미한
세월에 닳아 더 희미한
어쩌면 최선인
나의 마지막 불빛을
나는 움직이고
너는 환호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