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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shin ST Jul 15. 2017

가장 집다운 집 만들기 Stage 3

철거

에코 모더니즘 + 호메스트 (Homest: Home + est)


세번째 이야기


Site Conditions

구도심의 경우 오랜 세월에 걸쳐 서로 간의 불법 증축으로 인해 건물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대지 경계선에 접근이 힘들어지게 되어 정확한 대지의 경계 및 현황 파악이 무척 힘들다. 본공사가 진행될 때까지 맨땅을 방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정확한 현황 파악 및 시험 터파기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선 철거를 진행하였다.


이전까지의 설계는 지적도 상의 면적과 임의적인 가정을 통한 설계였으나, 철거 이후 진행될 경계복원 측량 및 점유현황 측량을 통해 정확한 대지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으니 정확한 설계가 가능하다.


아직은 측량이 진행되기 전이라 정확한 부지 상황을 모르나 대지 형상이 드러나고 임의적인 거리 측정을 해보니 옆 건물이 대지 안쪽에서 더 침범한 것 같다. 구도심의 경우 지적도상의 면적과 실제 대지의 면적이 차이가 날 수 있다. 현시점에서 여러 가지 상황으로 짐작컨데 나의 부지 또한 지적도상의 면적보다 실제 면적이 작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러 가지 상황이 모두 불리하게 적용된다면 내가 지을 수 있는 건물의 면적에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이다. 특히 작은 땅에는 치명적인...


부지 매입 전에 이러한 상황을 예측은 했었으나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하다. 매매 계약 체결 전에 계약서에 공부상의 면적과 실제의 면적이 다를 경우 이에 대한 보상 특약을 넣는 게 매입자의 금전적 손해 보상 차원에서 당연한 일이나 현실에서는 (특히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는) 적용이 불가능 한경우가 다반사이다. 아파트의 경우는 대체 선택이 쉽게 가능하나 땅의 경우엔 대체 선택이 매우 힘들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매도인의 요구를 다수 들어줄 수밖에 없고 매매가 흥정도 힘들어지게 된다.  


Demolition

한옥 건물 철거의 경우 지붕이 흙으로 덮어 있어 비산 먼지가 많이 발생해 민원이 많이 발생한다. 또한 지붕을 수작업으로 걷어내야 하고 폐기물 처리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철거 비용이 많이 올라가게 된다.


전체적으로 큰 사고 없이 진행된 철거였지만 무척이나 예민해진 옆집 아줌마를 안심시키느라 엄청 애를 먹었고, 철거 업체의 부주의로 인해 상수도관이 터져 벌금이 백만 원 이상 나오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철거업체 사장은 철거 과정에서 상수도관이 터질 수 있으며 이런 경우 건축주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억지를 부렸지만 사전에 작성된 계약서 조항에 의해 철거 업체가 모든 책임을 지게 하였다.


상수도 복구 작업

이러한 상황에서 건축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계약서 작성이 필요하고, 용역비 지급을 작업 진행에 맞춰 지급해야만 억지 부리고 무책임한 용역업체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특히나 건설현장은 분쟁이 많이 발생하고, 철저한 대처가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건축주에게 불리한 상황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10여 년간의 부동산개발 경험을 통해 가장 중요하게 배운 레슨은: 올바른 계약서 작성이 매우 중요하며, 계약서는 공사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없는 하나의 종이 쪼가리에 불과하나, 모든 현장은 분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고, 계약서가 건축주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조그만 공사 현장의 경우 건설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올바른 계약서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모르는 건축주는 업체에 유리하게 작성된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실수를 하게되고, 그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집하나 지으면 십년은 늙는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뒷집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집에 살고 있는 세입자...

철거를 완료하니 석축 위에 무리하게 지어져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한옥 건물의 불안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나 보인다. 현행 건축법상 이렇게 석축선에 붙여 건물을 지을 수 없다. 무지와 억지가 통했던 과거에 벌어진 일이고 문제는 지금에 와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석축 바로 위에 무리하게 앉혀진 벽 그리고 붕괴 위험

철거 과정에서 석축과 담이 무너질 염려가 있어 사전에 구청에 붕괴 염려에 대한 민원을 넣은 상태이고, 건물주에 통보를 한 상태이다. 내 부지 레벨에서 담까지 높이는 4미터 이상이 되는 상황이고 담이 붕괴되었을 경우 매우 위험한 상황이 예상이 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종로구청과 건물주는 무책임한 반응만 보이고 있다.


종로구청은 민원이 접수되면 건물주에 시정조치 통보만 보낼 뿐이고, 건물주는 곧 매매를 진행할 거라며 신경 쓰기 싫어하며, 책임을 다음 매입자에게 떠넘기려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지 상황에 대한 나의 현실적인 대처는 신축시 붕괴를 방지할 방어 옹벽 및 벽을 세우려고 한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무책임한 공무원의 탁상 행정과 나몰라라 하는 건물주의 마음가짐에 대해 화가 나 이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by Samuel Kim

For Sustainable Real Estate Development and Homest(Home+est)

Email: home_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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