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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상은 Oct 19. 2020

모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다.


 야구장에 다니던 몇 년의 경험으로 곧 내 이름을 딴 수업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나도 부족한데 누가 누굴 가르쳐..’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나 이런 나의 작은 경험도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조심스레 준비해왔다. 이제 그 강의가 곧 시작된다. 강의에 앞서 학생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는데 그들의 눈빛을 보니 그 시절의 내가 떠올라서 괜스레 아련해지기도 하였다. 그중에서도 한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강의 중에도 열심히 들어주어 고마운 학생이었는데, 주위의 언니들은 하나둘씩 아나운서가 되었는데 본인은 그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파악한 그녀의 강점을 하나하나 짚어주었는데 알고 보니까 스물두 살, 준비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것이었다. 사실 내 마음속에서는 ‘아직 시간 많아요. 서두르지 말아요. 초조해하지 말아요.’ 같은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이 친구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어서 칭찬해주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다.


‘야구 잘 아는 거, 제가 바로 알아봤잖아요. 시험장의 심사위원들은 저보다 더 빨리, 더 잘 알아볼 거예요. 좀 더 자신 있게 했으면 좋겠어요.’


 준비생들의 마음은 말랑말랑하다. 한 마디의 칭찬에 아나운서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지적 하나에 울고 상처 받기도 한다. 내가 겪어본 일이라 잘 안다. 이런 한 마디에 감동을 받고 더 열심히 하는 동력을 줄 수 있다면야 몇 명이고, 몇 번이고 더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진심으로 준비하는 친구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모든 일이 노력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꼭 이 보석들을 알아봐 주었으면 좋겠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어떤 인간이든 저 안쪽에 반짝이는 무언가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초의 빛도 이렇게나 색이 다른데, 우리들은 각자의 색이 더 다양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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