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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권 Oct 16. 2021

상처 받는 사람

아픔과 상처투성이인 사람은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그중 가장 많은 심리상태는, 착하다는 것이다. 물론 내 생각이 옳음의 결정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보통은 그런 것 같다. 자신의 마음을 내어주고 믿음으로 기다리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약삽하고 때 묻은 계산법뿐인 경우가 많은데, 한편으로는 마음을 쓴 만큼 기대가 많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오랫동안 지속하는 상처다.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지만 유독 많은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은 이제 만성이 되어 버린다. 어머니의 손목이 시리고 저리는 것이 일순간 병원에 간다고 해서 회복하지 못하는 것처럼 마음의 상처는 더 깊숙이 우리를 지치게 만든다. 내 의사와는 상관없이 이런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들까.


Photo by@paris_shin


상처를 치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상처를 받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 세상의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경험한 상처를 덜 받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이 있다.


1. 너무 많은 걸 해주려고 하지 말자. 특히 마음이 여리거나 착한 사람일수록 이 부분이 어려울 수 있다. 내가 무언가를 더 해주면 해주었지, 머릿속으로 할까 말까 고민하지 않는다. 한없이 해주고 싶은 보호자 본능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나 도와주는 거도 좋지만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2. 가끔은 단호하게 거절하는 게 필요하다. 사람이 부탁을 들어줄 때는 자신의 한계치에서 적어도 감내 가능한 수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마음의 부채도 없는데, 거절하면 왠지 죄지은 듯하겠지만 지금의 거리를 두는 게 그나마 인간관계를 최소한이나마 유지할 수 있는 길일 수 있다.


3.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말자. 우리는 가끔 내가 신경을 쓰고 도와준 사람에게 그만큼의 도움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게 호의적이고 내 생각만큼 나를 신경 써주지 않는다. 보통의 경우는 나라는 사람은 그 사람에게 하나의 거쳐가는 징검다리일 뿐 나를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착하다는 용어의 정확한 해석을 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해석을 해보면 '손해'를 껴안고 사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나는 정성을 쏟았지만 알고 보니 상내는 그렇지 않았다거나, 모든 사견의 결말을 내 탓으로만 돌리는 그런 여린 마음이다. 물론 생각은 상당히 주관적일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착한 사람의 공통점 하나는 상처를 안고 살아간 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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