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톺아보기 #2 사례로 보는 스타트업의 ESG
ESG 경영에 관한 관심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재무적인 수치만으로는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 되었고, ESG는 기업이 지속해서 성장하기 위해서 반드시 고민해야 할 사안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특히, 최근 들어 ESG와 관련된 규제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부분인데요. ESG 평가기관인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만 해도 49건이었던 ESG 관련 규제가 2017년 106개, 2019년 128개, 2020년에는 206건으로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SG 관련 규제가 점차 증가하는 것은 기업과 투자자들이 기후 위기로 인해 야기된 문제를 잘 이해하고, 더 많은 대체 에너지를 촉진하고 통합하며,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특히, 기후 위기 이슈는 2050년 ‘넷 제로(Net-zero)’*를 만든다는 가시적인 목표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넷제로: 배출하는 탄소량과 제거하는 탄소량을 더했을 때 순 배출량이 ‘0’이 되는 것
전 세계적인 흐름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의 기업 경영에도 ESG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는데요. 이미 발 빠른 대기업에서는 혁신적인 스타트업과 협업을 추진하면서 ESG 경영을 개선하고 있고, 투자나 액셀러레이팅에도 ESG 요소를 평가 기준에 포함하는 등 ESG의 영향력이 스타트업에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ESG 도입을 요구하는 시장 환경의 변화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흐름을 잘 파악하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및 투자 기관인 ‘500 스타트업스(500 Startups)’의 CEO 크리스틴 차이(Christine Tsai)는 “ESG는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있어 인재와 소비자를 유치하고, 규정 준수를 강화하며, 시장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기업이 빨리 시작할수록 이러한 기회를 포착하고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스타트업은 자사가 보유한 우수한 기술이나 높은 제품 품질을 대기업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어필했습니다. 실제로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제품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하기도 했죠. 하지만, ESG 이슈가 소비 트렌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기술이나 품질 이상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의 윤리성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보고 브랜드를 판단하게 된 것이죠. 다시 말해 ESG 경영을 도입하는 스타트업의 제품은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ESG 경영을 통해 소비자와의 신뢰를 구축함으로써 브랜드의 평판과 인지도가 향상할 것입니다. 기업의 긍정적 평가가 쌓일수록 폭넓은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커질 거고,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미래 세대의 인재를 직원으로 맞이할 수 있을 거예요. 궁극적으로 스타트업은 ESG를 추구함으로써 비즈니스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 가치를 향상할 발판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죠.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ESG 경영을 통해 만들어낼 새로운 기회가 많기 때문에 ‘ESG를 빠르게 도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기업 규모가 커지기 전에 ESG를 정착시키는 것이 빠른 의사결정이나 비용 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죠. 다만, 아직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ESG 가이드나 펼칠 수 있는 정책과 활동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알맞은 접근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수 있는 접근 방법은 ESG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연결하는 것입니다. SDGs는 2015년 9월 25일 UN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UN Sustainable Development Summit)에서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결의한 의제입니다.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제시했습니다.
SDGs는 이미 코카콜라, 이케아, 네슬레 등 ESG 경영의 우수 사례로 꼽히는 글로벌 기업에서도 ESG의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은 이러한 글로벌 기준을 참고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구체화하고, 단계별 계획을 도출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스타트업이 SDGs를 참고해 비즈니스를 정의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모습을 ‘상상플래닛’의 플래닛 멤버(가입 멤버)에게서 확인할 수 있는데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상상플래닛과 함께한 멤버들의 ‘재가입 신청서’를 살펴보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에 따른 소셜임팩트를 SDGs 17개 목표를 참고해서 정의하고 있습니다.
SDGs 17개 목표에 관한 멤버들의 소셜임팩트 분포를 살펴보면, ‘Goal 9. Industry, Innovation and Infrastructure(산업의 성장과 혁신 활성화 및 사회기반시설 구축)’가 17.6%로 가장 많은 멤버의 목표로 선정되었는데요. 해당 목표를 선택한 플래닛 멤버로는 중소공장들의 판로 개척 및 마케팅 지원 사업을 펼치는 '노매드코리아', 대다수 국민의 안정적인 정보 접근과 디지털 포용을 꿈꾸는 '이매지니어스', 대중적인 노코드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중소기업, 혁신기업의 성장을 돕고 나아가 혁신성장동력을 마련하는 '파워테스크’, 정부 부처와 함께 공익적인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가는 '스튜디오 딜리셔스' 등이 있습니다.
*‘Goal 9. Industry, Innovation and Infrastructure’를 선택한 플래닛 멤버 인터뷰 보기
1) 노매드코리아(착한유통 UFO) 이성준 대표 인터뷰
2) 이매지니어스 김진성 대표 인터뷰
두 번째로 많은 멤버가 선택한 목표는 14.7%의 ‘Goal 8. Decent Work and Economic Growth(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입니다. 다양한 예술 형태를 온오프라인 기반으로 유통할 방법을 모색하고, 우선적으로 문화예술계 시장의 확대와 강화를 추구하는 '리우션', 고학력 여성의 경력단절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며 사회에 소외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가는 '뉴챕터' 등이 해당 목표를 선택했습니다.
뒤를 이어 ‘Goal 4. Qiality Education(모두를 위한 양질의 교육)’, ‘Goal 11. Sustainable Cities and Communities(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에서 동일하게 11.8%를 기록하며 공동 3위를 기록했는데요. 소개한 항목 이외에도 많은 플래닛 멤버들이 자사의 비즈니스와 다양한 SDGs 목표를 연계해 저마다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성장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ESG가 스타트업에 리스크가 될 수도 있지만, 기회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의 규모와 특성에 맞는 방법을 찾아 빠르게 적용한다면 사회 문제 해결도, 기업 가치 향상도 함께 이루어 갈 수 있을 겁니다. 상상플래닛도 대부분 초기 사회혁신 스타트업으로 구성된 플래닛 멤버들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지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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