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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ngster Aug 26. 2019

전기 자동차? 아니 스마트 자동차.

모빌리티를 바라보는 시선 02: 자동차의 진화

연재 중인 '모빌리티를 바라보는 시선' 시리즈의 두 번째 글입니다.

1편: 전기 자동차와 스마트폰의 평행이론 >
2편: 전기 자동차? 아니 스마트 자동차 (현재 글)
3편: 땅 밑으로 가는 자동차? 하늘을 나는 드론? >
4편: 뉴욕에서 상하이까지 40분 >



전기 자동차라는 말은 어쩌면 철 지난 이름일지 모른다. 


스마트폰무선 전화기로 부르는 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 자동차라는 표현이 전기를 동력으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유래된 만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전기 자동차들은 사실상 바퀴를 지닌 스마트 디바이스다. 내연기관 차량의 구성이 커다란 엔진과 연료 탱크가 주라면, 전기 차량은 배터리와 컴퓨터 장치라 할 수 있다. 달리는 머신에서 생각하는 머신으로 프레임이 전환된 것이다. 과연 전기차의 어떠한 스마트한 면들이 기존 내연기관 차량엔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시해 주는 것일까? 



01. 자율 주행은 스마트 드라이빙의 열쇠


자율 주행은 크게 6 단계로 구분된다. 

레벨 0은 현재 대부분의 차량이 속한 아무런 자율 주행 기능이 없는 상태다.  

레벨 1은 차량 방향키 조정 혹은 가속 정도에서 자율 주행을 돕는 수준이고 두 가지 기능을 한 번에 수행하지 못한다.  

레벨 2는 차량 방향키, 가속 및 감속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이고, 레벨 2에서 제시하는 기능들을 얼마나 정밀하고 안정감 있게 구현하는지에 따라 레벨 2와 레벨 3으로 나뉜다. 예를 들면 막히는 도심 속에서의 안정감 있게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면 레벨 3다. 얼마 전 발표된 현재 아우디가 레벨 3 자율 주행 차량이 탑재된 A8L을 올해 말까지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NHTSA의 자율 주행 레벨 기준

레벨 3까지는 운전자의 개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자율 주행 레벨 3 이하의 차량에서 운전자가 한눈을 파는 것은 생명과 연결되는 대단히 위험한 행위라고 경고한다. 수많은 차량 안팎의 변수를 100% 처리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벨 4는 운전자의 존재가 옵션이 된다. 기술적으로 어떠한 상황에도 크게 문제가 없으나 만약을 대비한 감시자로서 사람이 존재한다. 앞선 기술을 지닌 회사들은 레벨 4에 서서히 진입하고 있다. 구글 알파벳의 Waymo의 경우 얼마 전 레벨 4 수준의 택시 서비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레벨 5는 운전대와 가속 혹은 제동 장치들 조차 필요 없는 단계다. 


여러 자동차 회사마다 현재까지 구현한 자율 주행의 구동 방식과 완성도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해있는 기술임에는 틀림없다. 실제로 세계 최대의 배송업체 중 하나인 UPS의 경우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지난 5월부터 TuSimple이라는 스타트업의 자율 주행 트럭을 통한 화물 배송 상용화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레벨 4로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254&v=teMXT-j6jns

TuSimple 화물 차량의 실제 운행 모습


개인적으로도 테슬라 모델 3 출고 후 현재까지 1년 정도 타며, 가장 잘 사용하고 있는 기능을 뽑으라면 오토 파일럿(레벨 2) 기능이다. 물론 많은 변수가 존재하는 도심에서의 오토 파일럿은 아직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고속도로 및 간선도로 등지에서는 평상시 거의 85% 정도 수준으로 의존하며 달린다. 종종 자율 주행에 의지한 체 잠에 빠진 테슬라 운전자들의 모습이 종종 유튜브 등에 나오는데 이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이다. 하지만 그만큼 안정감 있고, 편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제대로 차량을 감독만 한다면, 중, 장거리 주행의 피로도를 현저하게 낮은 수준으로 내릴 수 있는 기능이다.  


카메라와 여러 센서가 도로 위 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한다.



2. 전기차의 스마트함은 진화한다.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의 대시보드나 각종 버튼을 볼 때면, 오래된 진부한 스타일을 고수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처음 차량이 출고될 당시의 디스플레이 기술과 운영체제가 몇 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아서다. 전통적인 차량 제조 및 생산 측면에서 보면 같은 라인업의 차량에서는 매년 혹은 새 모델마다 운영체제나 디스플레이를 업데이트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생산 설비 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로 기존 내연기관에서 전기 차량으로 라인업 체인지된 모델 중에 내부 디자인을 크게 손대지 않은 모델도 여럿 존재한다. 현대의 KONA EV도 대표적인 예다. 이 차량은 주행 성능, 배터리 레인지 등 여러 측면에서 큰 호평을 이끌어 냈지만, 내부 디자인은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을 답습해 많은 아쉬움을 자아냈다.

 

현대 KONA EV의 내부 모습


그에 반해 전기차의 경우, 간단한 업데이트 만으로도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자율 주행만 해도, 해가 거듭될수록 더 빠르게 진화해 나간다. 자율 주행 기능이 장착된 차량, 각종 맵 서비스 등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고 모델링해가며 발전시킨다. 


무엇이 업데이트되었는지를 자세히 알려주는 테슬라


또한, 스마트폰을 통해 여러 앱을 다운로드하여 다양한 기능들을 확장시켜 나가듯, 여러 기능들을 다운로드해 사용할 수 있다. 아직은 전기차의 보급이 많지 않은 단계인만큼, 대부분의 기능이 전기차 회사에서 제작해 보급하거나, 애플 혹은 구글에서 제공하는 차량용 OS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전기차의 보급과 그에 맞는 다양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차량용 앱 스토어가 활성화되는 것은 예견된 행보다. 게다가 전기차에는 다양한 센서와 스마트폰 보다도 더 강력한 하드웨어가 함께 존재하는 만큼, 재미나고 유용한 앱을 마주할 날이 멀지 않았다. 



3. 충전도 스마트해진다.
 

대중이 가장 우려하는 전기차의 단점은 간이 충전의 불편함에 있다. 현재로서는 부정할 수만은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가솔린 차량에 비해 더 효과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될 부분이다. 굳이 급속 충전을 하기 위해 간이 충전소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충전해 차량을 사용하는 방식들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 충전 패널을 차량 지붕에 설치하는 방식은 이미 상용화되었다. 현대 자동차는 얼마 전 태양광 충전 패널이 설치된 The Hybrid Sonata를 선보였는데, 이 패널식 충전 시스템 만으로 연간 최대 808마일(1300 킬로미터) 정도가 충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대가 새로 공개한 The Hybrid Sonata


도로 위를 달리기만 해도 충전되는 시스템도 존재한다. 스웨덴은 스톡홀름 Arlanda 공한 인근의 도로 1.2 마일의 자동 충전 도로를 설치했다. 이 길 위로 달리며 차량 하부와 도로 사이의 직접 연결해 충전하는 방식이지만 앞으로 이러한 도로 위 충전은 무선 충전으로 대체된다면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간이 충전소에서의 시간을 줄이기 위해 완충된 새 배터리로 헌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방식도 제안되고 있다.   


이처럼 전기차는 점점 더 스마트하게 진화해 간다. 그리고 이는 우리가 현재 지니고 있는 자동차에 대한 패러다임마저 바꾸게 될 것이다. 


다음 글에서 계속 > 



글쓴이 '쌩스터' 소개
'디자이너의 생각법;시프트'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현재는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클라우드 + 인공지능(Cloud + AI) 부서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고, 얼마 전까지는 뉴욕의 딜로이트 디지털(Deloitte Digital)에서 디자인과 디지털 컨설팅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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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의 생각법; 시프트' 책 링크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965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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